서울을 벗어나 단 한 번도 살아본 적이 없다. 정규 뉴스 후 별도의 지방 뉴스가 있다는 것을 몰랐을 정도였다. 우물 안 개구리다.
지방에서 올라와 직업이든 학업이든 결혼이든 새로운 지역에 정착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
서울이 고향인 나는 지방에서의 삶을 모른다.
서울의 이미지만 대충 아는 정도다.
지방에서 올라온 의경들 대다수가 서울은 너무 복잡하고 시끄럽다며 고향으로 가고 싶다는 말과 부산 택시기사께서 20년 전 서울 보라매공원에서 겪은 일을 소회 하시며 다시는 안 간다는 말을 통해서다.
그러나 그런 나에게 서울은 사랑하는 고향이고, 내가 살아가고 있고, 살아가야 할 전부인 곳이다. 서울지역 곳곳을 틈틈이 찾아다니고 가장 보편적이며 대표적인 문화들을 알아가는 것이 즐겁다.
자주 찾아가는 서울의 장소는 광화문이다. 광화문은 5호선을 주로 타고 다니는 나에게 한방에 갈 수 있는 무려 4개(서울역사박물관, 국립 고궁박물관, 경복궁 국립 민속박물관,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의 대형 박물관과 서울교육박물관 등 크고 작은 박물관이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곳곳의 공원을 찾아다니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그러나 사실 생각해보면 어떤 특정 공간을 지정하지 않아도 34개의 지하철역을 지나는 출퇴근의 그 모든 역이 서울이고 하나하나 탐색할 수 있는 재미와 흥미인 셈이다.
그런 나에게 2020년 올해는 서울을 벗어나 각 지방을 찾아가 보자는 생각이 든 해였다. 특히 지방의 대표적 박물관 및 사찰을 다니는 계획을 준비했었고 그 시작을 전주로 계획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것이 정지된 상황에서는 핸드폰에 저장된 캡처된 사진만이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다.
코로나-19가 정리되고 나면 서울에서의 삶이 전부인 나에게 다른 지역의 문화와 삶을 보여주려 한다. 각 지방의 대표적인 박물관을 방문해 보고 싶다. 그런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언젠간 서울에서의 삶을 뛰어넘어 새로운 관계와 문화를 사랑해볼 수 시야도 커져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