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남편, 예비아빠
10월달엔 결혼식이 꽤 있었다.
결혼한지 1년 반이 지나가고 있지만
결혼식은 볼때마다 뭉클하다.
그 안에 남모를 수많은 이야기와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들이 담겨있는걸 알기에
화려한 결혼식장을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길,
수트를 멋지게 차려입은 오빠 양손에
임산부 뱃지가 달린 내 가방과
집 밑 이마트에서 장을 본 종량제봉투가 들려있다.
여전히 듬직한 오빠이자, 소중한 내 반쪽 남편이자
낭만이를 기다리는 예비아빠의 뒷모습이었다.
티는 안내지만 오빠가 나와의 결혼을 약속했을때 가졌을 책임감과 임신소식을 알았을때 가졌을 책임감을 생각하면 괜히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물론 부부니까, 서로가 서로를 책임지는 마음이지만
오빠가 남편으로서, 가장으로서 느끼는 무게는
내 생각보다 조금 더진지하고 무거운것 같다.
소중한게 생기면 최선을 다해 지키고 싶은 마음도
간절해지는 것 같다.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혀도
눈이 마주치면 빵-긋 웃어주는 남편이다.
힘들다는 말을 모르는 사람처럼.
그 웃음에 나도 덩달아 웃음이 터진다.
고마움에 눈물도 같이 맺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