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테스를 시작했다

12주부터 35주까지 주2회 운동

by 유서아

운동이 참 어려운 나였다. 습관화가 되질 않았었다. 정해진 시간제약 속에서 매번 운동보다는 잠을 선택했다.나에겐 그게 회복이라 생각했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육아는 체력‘이라는 말을 주변에서 자주 들으니 지금부터라도 운동을 해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동기부여가 좀 이상하게 오는 것 같다 하하. 그냥 내 몸, 내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해도 하는건데 꼭 이렇게 이벤트가 생겨야 본격적으로 움직인다. 그러면서 “내가 안해서 그렇지 하면 다해~” 멋쩍은 말을 하곤 한다. 오히려 낭만이가 나에게 건강한 생활습관을 선물해주는 것 같다. 임신기간도 씩씩하게 보내고 싶고, 출산 후에는 이제 내 마음대로 아프면 안되니까… 체력을 키워야겠다는 의지가 불탄다! 어떤 운동이 좋을까 찾아보다가 산전에도 산후에도 이어갈 수 있는 필라테스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동네에 필라테스가 많기도 하고! (원래는 백화점 문화센터를 다니려고 했다. 하지만 특정 주수가 넘어가야 수강할 수가 있었고, 그때까지는 기다릴 수 없었다)


적당한 근력운동+유연성+호흡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임산부 클래스’를 찾기 어려웠다. 대부분 1:1 수업만 가능하다고 했고, 가격이 꽤 나갔다. 산후였으면 1:1도 고민했을텐데 산전운동으로는 조금 고민이 되었다. 폭풍검색을 하던 중에 맘카페에서 발견한 글이 있었는데, 그룹수업(4:1)을 하는 곳이 있었다! 원래 회원이었던 분이 임신을 하게되면서 클래스를 하나 만들어주면 안되겠냐고 해서 시작된 것이었다. 4명 모집중이었는데 운좋게도 내가 딱 마지막 4명째였다. 가격도 합리적이었고 퇴근하고 가기 거리도 적당했다. 산부인과 정기검진 때 운동을 해도 된다고 하셔서 곧장 등록하러 갔다. 결과적으로 나는 35주까지 운동을 했고, 같이 운동을 시작한 임산부분들의 주수가 조금씩 달랐어서 한두명씩 출산을 하러 가시다보니 거의 2:1, 1:1 수업이 되었다. 나에겐 좋은 기회였다.


기구필라테스였고 일주일에 2번 50분 수업(24회)을 받았다. 더 자주했음 좋았겠지만 출근을 하고 있었던 터라 일주일에 2번이어도 장하다 스스로 칭찬해주며 다녔다. 물론, 배가 불러오면서 운동강도도 조정되었다. 임산부인지라 컨디션이 안좋은 날에는 편하게 쉬어갈 수 있었고, 집에서도 틈틈이 유튜브를 통해 임산부요가를 했다. 그래서 평균적으로 출퇴근하면서 일주일에 3번은 운동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꾸준히 운동을 해본적이 없던 나여서 24회가 모두 끝났을때는 참 뿌듯했다. 출산 후에 회복하고 나서 운동을 시작해도 될 시기가 오면 다시 필라테스를 고려해볼 것 같다.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날에는 집에가기 전에 하는 운동이 마치 방파제 같았다. 거센 파도가 가득한 바다와 평평한 길을 분리해주는 방파제처럼 복잡하고 분주했던 회사와 편안한 집을 분리해주는 그런 역할을 해줬다. 부정적인 감정도, 불필요한 과몰입도 땀으로, 호흡으로 날려버렸다. 내 허벅지, 발바닥, 팔, 등, 어깨, 목 등 신체 하나하나 느끼며 집중해서 움직이다보면 머릿속이 개운해졌다. 그러고 집으로가면 남편과 오늘 하루 중에 좋았거나 재밌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며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다. 주로 운동하면서 해냈던 동작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게 되었다. 그 전에는 회사에서, 출퇴근길에 힘들었던 일들을 하소연하기 바빴던 것 같다. 이래서 사람들이 운동을 하나보다!


낭만이 덕분에 알게 된 운동의 효과랄까!

엄마가 된다 생각하니 더 멋진 어른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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