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걸 좋아해는 맞는 말이다
많은 사람을 만나도 다양한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
다들 모여 비슷한 룩을 입고 비슷한 화제를 꺼낸다. 독특한 취향을 가진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스스로를 광고쟁이라 칭하는 사람 중 "나는 스타워즈 덕후고, 앱등이고, 자 마케팅이란 말이야~"씨부리는 놈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반면, 70년대 한국 영화에 빠져있는 사람은 귀하다. 좀 오바해서 그 사람은 대단하다. 그들은 뻔한 환경 속에서 벗어나 자신의 취향을 찾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취향에 확신을 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를 포함해, 우리는 왜 비슷한 사람이 되고 말았을까.
그들은 ‘어울릴만한’ 것만 골랐기 때문이다. 어울릴만한 것은 주위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 직업, 친구, 나이. 정해진 패턴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적당한 취향을 셀렉해 자신에게 덕지덕지 붙인다. 그리고 그 패턴에서 벗어나는 건 ‘안 어울리는’ 행동이 된다.
그러나, 세상에는 안 어울리는 건 없다.
그저 세상엔 좋아하고 안 좋아하고만 있다. 어울림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지속성의 문제일 뿐이다. 좀 이상한 예가 될 수도 있겠지만, 연예인들에게서 그런 모양새를 자주 본다. 터프가이컨셉도 예술병컨셉도, 처음엔 "쟤 왜저래"소리를 듣는다한들 10년을 그러고 살았다 생각해보자. 컨셉질도 오래하면 그 사람 자체가 된다. 우리는 너무 섣불리 “어울리지 않아”라는 말로 자신의 변화 가능성을 제한한다. 즉, 우리는 우리가 어쩌면 살 수 있었던 다른 삶을 포기한다. (에에올이 명작인 이유도 이 얘기를 재밌게 풀었기 때문일거다)
나는 한 때 욕먹었던 스벅의 ‘좋아하는 걸 좋아해’ 가 나이키 카피를 우라까이해서 싫어했던거지, 문장 자체가 싫진 않았다. 맞는 말이니까. 좋아하는 걸 좋아하기 어렵다. 대부분 스스로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좋아하면 어울린다. 스스로의 취향을 믿는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