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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한기적 May 01. 2022

당신의 영혼은 무엇을 즐기고 있나요?

함께 있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으로 그리는 꿈지도


4월 27일은 나의 첫 책. '나를 찾는 질문'이 세상에 나온 날이다.


그 후로 3년. 나는 여전히 어떤 사람이 되고 싶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찾아가는 중이다.

그 여정 속 나는 방랑자가 아닌 항해자로 살고 있다. 호기심을 일으키는 일을 하고, 해보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해야 하는, 하기 싫은 일도 기꺼이 한다. 또한 현재의 본업인 두 아이의 양육과 이번 생의 내 자리. 남편 곁에서 서로가 각자의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붕이 되어 주는 일을 한다. 그 모든 일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나의 일상에 가득 존재한다. 나의 꿈, 아이들, 그리고 사랑이.


그 여정에 길을 잃고 싶지 않아서, 그 길 위에 나를 잃고 싶지 않아서 4년째 꾸준히 그리고 있는 꿈 지도.

그 꿈 지도가 나에게 준 마법 같은 일들이 참 많은데 그중 하나가 바로 어제 꿈 토크였다.


꿈 지도 그리기 강연을 하고 함께 꿈 지도를 그린 꿈 동무 참가자에게 말했다. 각자 꿈의 여정을 걷다가 백일 후에 만나 그 여정을 나누자고! 어찌 보면 허무맹랑한 혹은 이상적인 약속이지만, 여하튼 나는 그 약속을 지켰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내 꿈에 집중하는 일상을 보내고 최선을 다해 두 번의 꿈 토크를 성실히 준비했다. 즐겼다고 생각했는데 긴장이 되었던지 두 번의 꿈 토크 후 서너 시간을 자고 일어났다.


그만큼 긴장과 설렘으로 진행했던 꿈 토크에서 나는 역시나 귀한 보석을 건졌다. 바로 꿈 지도 속 꿈을 실현 중인 언니들이 나눠준 생생한 이야기였다. 꿈 토크의 연사 네 명이 들려준 이야기는 다른 듯 닮아 있었다.


매일이 두렵고, 매일이 실패다. 어쩌면 그게 기본 값이다!

두려움이란 새롭게 도전할 때 드는 감정이니까. 매일 재정립, 재수정할 수밖에 없다.

엄마로 사는 지금, 아이를 잘 키우는 일도 소중한 나의 꿈이니까.


꿈 지도 속 꿈을 이룬 첫 번째 비결은 바로 비우는 일이었다. 해야 하는 일 가득한 일과 관계를 비워내자

내 안에 채워지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것을 깊이 들여다보자 꾸준히 실천하고픈 일이 떠올랐고, 실천하며 기록했다. 그러자 꿈이 현실과 연결되었고 확장되어 가는 중이다.


네 명의 꿈 토커 언니들이 알려준 4가지 보석. 비움과 채움, 꾸준함, 실천, 그리고 기록의 힘을 내 안에 꾹 담아둔다. 나만의 고유한 빛과 만나 더욱 영롱해지도록 소중히 담는다.


꿈 토크 말미에 참가자인 황보 언니는 나에게 물었다. 


꿈 지도를 그린 작년 11월, 내년 4월이 되면 다시 모여서 이야기하자고 했을 때 궁금했었다고. 어떤 자리가 될지, 무슨 의미일지, 진짜 하게 될지. 그런데 어제오늘 그 자리에 있어보니 그때 나의 꿈이었던, 4월에 꿈을 점검하는 시간을 갖는 꿈이 이루어진 모습 같다고 했다. 그때 내가 꿈꾼 꿈 토크의 모습은 이런 것이었는지? 기대했던 건 무엇인지? 그것을 기대한 이유는 무엇인지 나에게 질문해 주었다.


좋은 질문은 좋은 성찰의 기회가 되어준다.


예상치 못한 질문이라 어떤 답을 했었는지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나에게 꼭 필요했지만 비록 나에게는 없던 것. 있었다면 좋았을 것을 다른 이에게 주고 싶은 마음이라는 답을 하게 되었다. 그게 비록 사소한 일일지라도.


그 말을 하다가 새롭게 알게 되었다. 꿈도 없고 작은 일에도 불평불만으로 가득하던 시절에 딱 한 명. 누군가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필요했지만 나에게는 없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나에게도 그런 존재가 늘 함께 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다. 부모님, 큰 아버지, 그리고 김재용 작가님.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속으로는 위태위태하던 사회생활 중에 만나 언니 동생 사이가  김재용 작가님은 그때도 지금도  나를 응원의 눈빛으로 지켜봐 주는 사람이다. 사소한 인간관계에도 마음을 다치면 냅다 달려가 물어보고 속상함을 털어내던 이십 대의 내가 무엇을 실수했던 나의 모습 있는 그대로를 받아주던 어른이었다. 그때 내가 받은 느낌. 내가 무엇을 했던 나의 마음에  기울여주고 두텁게 응원해 주던 느낌.  느낌은 햇살에  말려둔 빨래처럼 뽀송하고  우중충한 나를 산뜻하게 되돌려 놓았다.


내가 함혼시 참가자들에게 그런 존재가 (감히)  수는 없지만, 그러고  마음은 나의 것이니까.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가 서로의 꿈을 응원하고 격려할 때, 내가 경험해서 좋았던  느낌을 꿈 지도를 그린 언니들과도 나누고 은 마음이었다고 대답했다. 정돈되지 않는 생각을 그대로 말해서 그야말로 앞 뒤가 뒤죽박죽 엉망진창이었지만 그간 생각이 닿지 못했을 , 깊숙이 존재하던 마음을 말하게 되었다.


질문에 대한 나의 답변을 들은 황보 언니는 말해주었다.

' 평범한 기적 언니는 꿈 지도를 그리고 꿈 토커의 일을 하면서 타인의 꿈이 이뤄지는 것을 돕는 것이 꿈인 사람이구나 '를 느꼈다고.


타인의 꿈이 이루어지게 돕는 일은 지금의 나보다 더 출중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할 수 있는 일로 여겨져서 그 일을 감히 나의 꿈으로 생각해보진 못했는데, 그것이 꿈이라면 꿈 토크의 날은 그것을 이룬 날이었다. 다른 사람의 행복을 돕는 일. 그 일이 다시 나의 행복이 되어 주는 일. 허무맹랑하기도 하고 이상적이기도 한 이 일을 꿈꿀 수 있다면 꿈꾸고 싶고 할 수 있다면 계속해보고 싶다. 꿈 토크 진행 일분 전, 그때 내가 느낀 전율을 기억하는 까닭이다.


그 전율은 꿈 지도 그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느끼게 되는 전율이기에 익숙하면서도 늘 새롭다. 또야? 하는 긴장감이 그 순간의 새로운 감정과 함께 포개져 내 몸안에 기억된다. 그 기억의 반복을 통해 나는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느끼는 중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의 감정을. 가슴 설레는 일을 시작할 때의 설렘을. 그리고 언젠가 나는 코치의 삶을 살겠구나 하는 기운을.


내 몸에 가득 채워지는 감정과 설렘, 기운을 가득 담아둔다.


누군가의 삶을 이끄는 코칭은 상대의 시간과 상황에 정성스러운 마음을 쏟아야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 나는 나의 가장 귀한 사람, 어린 두 아이와 남편에게 마음의 정성을 쏟고 싶기에 사실 코칭의 꿈을 품고 있지만, 나의 꿈 지도에 등장조차 시키고 있지 않다.


그러나 인간이 무언가를 자각할  영혼, 정신, 그리고 몸의 순서로 자각하게 된다는 공지영 작가의 말처럼. 어쩌면  영혼과 정신이 내가 코칭을 좋아한다는 것을 먼저 알아차렸고 그래서 꾸준히 꿈 지도를 그리게 했고,  여정 중에 꿈 토크를 기획하고 진행하게 했으며, 가장 늦게  에 전율을 보내는 중인 듯하다. 내 몸이 조금씩 알아차릴  도록.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고 내 영혼이 여전히 그 일을 좋아한다 해도 과연 내가 코치의 삶을 살게 될지는 미지수이다. 확실한 건 지금의 나는 꿈을 유랑하는 중이기에, 어떤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계산기를 두드려 보기보다는 영혼이 충분히 즐기는 중이다. 서두를 일도 조급할 일도 전혀 없기에 그저 좋은 흐름에 삶을 맞기고 순간에 깨어있을 뿐이다.


"당신의 영혼은 지금 무엇을 즐기고 있나요?"


좋은 코칭이란 좋은 질문을 하는 것이라 스승에게 배웠는데, 언젠가 내가 치의 삶을 살게 된다면  질문을 상대에게 물어보게 될 것 같다. 그전까지는 아마 나에게 계속 물으며 점선으로 그려진 길을 따라 걷고 있을 것이다.


독립 출판으로 첫 책이 나온 후 3년이 되던 무렵.

내가 지었던 책의 제목처럼 '나를 찾는 질문'이 나에게로 왔다. 그 질문 덕분에 지금 내 영혼이 즐기는 중임을 느낀다. 설렘과 긴장, 불안과 기쁨 사이를 마음껏 뛰어다니며 살고 있는 내가 보인다.


그런 나를 나는 응원한다.

나만의 서사를 발견하고 가꾸는 중인 나를 전보다 욱더 두텁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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