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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호 Aug 18. 2022

모습을 생각하기 까지

예술공간 의식주를 운영했던 5년의 시간

  의식주를 운영하면서 전시가 있을 때면 작품이 놓인 전경을 촬영한다. 홍보와 기록적인 차원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왔기에 최대한 잘 담아낼 수 있도록 노력했다. 하루를 잡아 모든 컷을 촬영하지 않고 되도록 여러 날로 나누어 전시의 장면을 담는다. 창이 있는 단독주택의 구조로 되어 있기에 날씨와 온도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이다.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촬영 외에도 몇 가지 과정들이 더 있다. 참여하는 작가들과 미팅을 거치고 포스터 디자인을 만들고 글을 작성한다. 그리고 설치가 진행되고 나면 전시가 비로소 시작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공간의 문을 처음 열었던 시기 예술공간 의식주를 운영하는 일은 고급취미생활이라고 말할 정도로 스스로 부담 없이 운영하고자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 생각도 점차 변해갔다. 작년 이맘때쯤 의식주의 SNS 계정을 쭉 훑어보면서 이토록 많은 작가, 관객들과 인연을 맺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기록의 소중함을 새삼 상기하게 되었다.

서교동에 위치한 예술공간 의식주
의식주의 창문
또 하나의 관객


  올해는 아트페어에 함께한 작가들과 릴레이 전시를 꾸리게 되었다. 전시가 마무리 될 때마다 이들의 모습을 촬영했다. 시작을 알리는 포스터와 함께 그 끝을 알리는 마무리 기록으로써 목적이 있었고, 무엇보다 작품과 전시를 만든이들의 표정과 형태를 담아내고 싶었다. 결국, 내가 이 공간을 지속하려고 하는 것은 운영자인 나와, 창작자, 관객과의 만남에 있다는 생각이 작용했던 것 같다. 특히, 작가들의 모습을 담는 것은 내게 아주 특별한 일로 다가온다. 좋은 작품과 전시를 만났을 때의 기쁨과 같이 전시의 끝에서 만나는 작가들의 모습에서 반가운 감정과 모두의 다음을 응원할 수 있는 여지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나에게 있어 예술공간 지속의 목적은 운영자와 창작자의 커뮤니티, 그리고 이를 바라봐 주는 관객과의 연대를 지속하기 위함이다. 수년 동안 이것을 위해 지금의 위치에서 나름의 공부를 했던 것 같다.


작가, 이정빈(좌)과 오윤(우)
작가, 박준형(좌)과 차현욱(우)
작가, 권혁주(좌)와 김주호(우)


  모습은 예술공간의식주로 찾아온 이들을 담는 것을 넘어 그들의 공간으로 찾아가 일상을 담아내는 작업이다. 작업 공간에서 쓰는 연필, 휴식 시간에 사용하는 컵, 음악,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 등 인물 주변을 감싸고 있는 다양한 것들을 모습의 범주로 포용하여 작업에서 볼 수 없었던 면모를 찾아내고자 한다. 취향은 모두 다르다. 그리고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그 색깔은 돋보이게 된다. 나의 카메라와 글이 그들의 표정, 언어, 시간을 다양한 빛깔로 담아내길 바래본다.



기록하는 사람, 박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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