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 – 제임스 홀리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by 숨결


타고난 본성과 사회화된 자기(Self) 사이에서
우리 대부분은 그저 신경증 환자
수준으로 생존하고 있다.


처음 이 문장을 만났을 때, 발걸음을 멈추고 오래 서 있었다. 여주 괴테 마을에서 친구가 고른 책을 잠깐 들춰보았을 뿐인데, 몇 줄 되지 않는 구절이 깊이 울렸다. 결국 집 앞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들었고, 40대 중반의 고민을 칼융의 심리학 언어로 풀어내는 이 책을 필사하며 읽게 되었다.


숙고하지 않은 성인기의 성격은,
유년기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태도•행동•정신적 반사작용으로 이루어진다.


책은 어린 시절의 ‘유기적 기억’을 내면아이(inner child)라고 부른다. 우리가 겪는 다양한 불안과 신경증은 사실 내면아이를 지키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만들어낸 전략일 뿐이다.

유년기의 상처는 크게 두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1. 무시당하거나 버림받은 경험
2. 삶의 무게에 짓눌린 경험

짧지만 날카로운 이 정의가 오래 마음에 남았다.

중년이 되어 자신을 돌아볼 때, 상처 입은 내면아이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느낀다.

잠정인격(personal personality):

연약한 아이가 존재의 불안을 관리하기 위해 취하는 연속적 전략. 이 잠정인격은 다섯 살 이전에 형성된다. 생존을 위해 필요한 방패였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나를 옭아매는 족쇄가 되기도 했다.


마흔을 지나며, 이제는 그 방패 뒤에 숨어 있기보다 내 안의 아이의 손을 잡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책의 제목처럼,

나도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여기까지 왔다.

그러나 이제는 묻고 싶다.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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