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냥 또이또이 합시다.
진한 컵라면 국물 냄새가 심하다.
범인은(?) 먹다 남은 컵라면을 그대로 두고
몸만 쏙 빠져나갔다.
키즈도서관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직원 없이 운영되는 요일이라 아들과 덩그러니 둘 뿐이다.
"윽, 엄마 냄새나."
"그래, 냄새난다. 그렇지?"
"누가 먹고 치우지 않고 그냥 갔나 봐."
멀찍이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가져온 간식을 아들과 나눠 먹었다.
먹는 내내 신경 쓰이는 냄새 때문에
결국 청소는 내 몫이 되었다.
휴지를 조금 얻어다 물을 묻혀서 테이블을 닦아냈다.
컵라면 국물을 개수대에 버렸다.
남은 음식물을 버릴 곳에 마땅치 않아,
편의점 간식을 담아 온 비닐에 넣어서 집으로 가져왔다.
"엄마, 왜 쓰레기를 집으로 가져가?"
"음.. 아무도 치울 사람이 없어서 대신 치운거야."
"치우니까 냄새도 안 나고 좋았지?"
그런데 사실은 말이야,
남이 버린 쓰레기를 엄마가 왜 집으로 가져왔냐면...
나중에 네가 어리석은 잘못을 했을 때
누군가는 한번 봐줬으면 해서야.
엄마도 철딱서니 없을 때 진짜 잘못 많이 했거든.
엄마도 때론 미숙해서 실수했고,
누군가에서 뾰족하게 상처를 줬어.
그리고 날카롭게 상처받기도 하고,
사과도 해보고, 용서도 받아봤어.
그래서 오늘은 그냥 또이또이 하자고
보란 듯이 들고 온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