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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쟁이 오리 Jul 06. 2024

노래를 하자, 여름이여

창작시

  단단하지 않은 우리는

  푸르고도 아픈 날들을 지나쳐 오면서도

  한 숨 쥘 곳이 하나 없어

  밤낮으로 위로 아래로 무수히도 버둥거리네

  한 마리의 벌레처럼

  여름밤을 방황하는 한 마리의 벌레처럼


  무엇을 위하여 나는 이리도 숨이 차는가

  당신이 청춘이라 부르는 낭만에 대하여

  지나쳐 온 흐드러진 이팝나무를 위하여

  아니 숨이 차기 위해 숨이 차는가


  여름이여,

  노래를 하자 

  하늘은 파랗고 땅은 가벼우니


  방 한 구석 텁텁한 책기둥을

  황홀한 풀벌레의 새벽을

  타오르는 햇살의 우울을

  그리고 당신의 밤을 노래하자


  숨차는 밤을 위해 숨차는 오늘을 살아가는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그리고 내일의 우리

  노래하자 한 숨을 쥐고 다시 손을 흔들자 위로 아래로 밤낮으로

  한 마리의 나비처럼 

  노래를 하자, 여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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