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단단하지 않은 우리는
푸르고도 아픈 날들을 지나쳐 오면서도
한 숨 쥘 곳이 하나 없어
밤낮으로 위로 아래로 무수히도 버둥거리네
한 마리의 벌레처럼
여름밤을 방황하는 한 마리의 벌레처럼
무엇을 위하여 나는 이리도 숨이 차는가
당신이 청춘이라 부르는 낭만에 대하여
지나쳐 온 흐드러진 이팝나무를 위하여
아니 숨이 차기 위해 숨이 차는가
여름이여,
노래를 하자
하늘은 파랗고 땅은 가벼우니
방 한 구석 텁텁한 책기둥을
황홀한 풀벌레의 새벽을
타오르는 햇살의 우울을
그리고 당신의 밤을 노래하자
숨차는 밤을 위해 숨차는 오늘을 살아가는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그리고 내일의 우리
노래하자 한 숨을 쥐고 다시 손을 흔들자 위로 아래로 밤낮으로
한 마리의 나비처럼
노래를 하자, 여름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