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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르니 Jun 26. 2021

나의 도피처, 제주

생각이 많을 땐 레몬사ㅌ, 아니 제주도로!




제주에서의 기억이 찬란했던 첫 여행은 19년 여름이었다. 서핑을 배워보고 싶어 알아보던 중 제주 표선 해수욕장에서 첫 번째 서핑을 하게 되었다. 서핑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즐거웠지만, 서핑을 차치하더라도 그 여행의 기억은 조각조각 참 눈부셨다. 추상적인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 나임에도, 그 여행은 유난히 스테인드글라스처럼 내 마음속에 저장되어있다. 그래서 그날, 언젠가 꼭 제주에 터를 잡고 살아야지 다짐했더랬다.




2019년 8월 23일 제주, 표선.




그 여행 이후 매년 거르지 않고 1년에 한두 번씩은 제주 여행을 왔다. 우습게도 남들 다가는 중문이나 애월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고, 인적 드문 곳만 골라 다니며 제주의 민낯을 보려 노력했다. 꼴랑 일 년에 2~3번이면서 민낯을 논하기엔 건방지지만, 감사하게도 매번 나에게 제주는 위로였다.

 

오늘은 21년 5월 20일, 홀로 하는 제주 여행 첫날. 책에서 스치듯 본 조용한 시골마을 공천포에 왔다. 새카만 모래사장, 담배 태우는 할머니, 두꺼운 구름, 좋아하는 노래가 잔뜩 나오는 카페, 역시 오늘도 제주는 내가 기대한 만큼의 편안함과 나른함을 준다. 더 바라는 건 없고, 걷다가 귀여운 고양이나 마주쳤으면 좋겠다.




2021년 5월 20일 제주, 공천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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