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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르니 Aug 07. 2021

자아도취에 빠진 나는 되게 별로다.

나의 톤(tone)에는 자신감이 잘 어울리지 않는 거 같아




나는 자존심이 세고 자존감이 낮은, 최악의 인간 유형 중 하나이다. 나의 우울감은 종종 이 거대한 극간으로부터 오는데, 요새 부쩍 이곳저곳에서 본의 아닌 칭찬을 들어서 그런가, 내 자존감인지, 자만심인지 모를 것이 많이 부풀었다. 극간이 줄어든 만큼 우울감과 자기혐오가 많이 사라졌고, 요즘 나는 오로지 내 몸과 내 정신 건강을 모든 행동의 근간으로 삼으며 행동하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근데 이것도 생각보다 별로다.

나만 옳다고 생각하는 바보는 되고 싶지 않았는데, 요새 자꾸만 나는 옳고, 당신은 틀린 거 같다.





출처: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3485737





모든 사람을 이해하려는 것이 얼마나 건방진 생각인지 알지만, 아무도 이해하지 않으려는 사람이 되는 것만큼은 피하기 위해 얼마나 스스로 모질게 살아왔는지 나는 기억한다. 적당히 이해하며 살아가야겠지만, 나는 적당히의 선을 알지 못해 늘 방황했다. 그래서 지금의 ‘이기심’이 낯설고, 겁나고, 화가 난다.

‘초심’이라는 단어가 거창할 만큼, 여전히 나는 대단하거나 유능하거나 지혜롭지 못하다. 그래도, 오늘은 마음을 다잡고 내 안의 거품을 좀 가라앉혀야겠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걸 내 뜻대로 할 수 없는 세상, 알알이 다 헤아릴 수 없는 사람 마음, 정히 알 수 없는 것들에는 시간을 두고 오래 기다리는 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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