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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르니 Nov 04. 2021

식빵언니 덕질하기

우주에서 제일 존경해!





태어나서 누굴 존경해본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 나에게, 요새 이 언니가 단단하게 자리 잡았다.

일일이 말로 열거하기에는 날을 새도 모자랄 만큼의 기록을 세웠다는 건 이미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업적을 남긴 위인은 많고, 더군다나 스포츠에는 관심도 없는 내가, 왜 하필이면 이 언니에 꽂혀 뒤늦은 덕질을 하고 있는 건가. 나는 이 언니의 ‘유쾌한 책임감’이 참 좋다.


사실 언론사 인터뷰, 혹은 종종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접하는 모습이 다인 것을 알면서도, 나는 감히 이 언니가 꽤 친밀하게 느껴진다. 꼰대 같은 말투도, 거침없는 돌직구도, 불편한 지적도, 심지어 거친 욕지거리도, 이 언니의 가장 인간적인 면모에는 사람 냄새가 난다. 가끔 후배들을 쥐 잡듯이(?) 잡는 언니를 보며, ‘어휴 피곤해~’싶다가도, 가끔은 무기력에 빠진 나를 언니가 멱살 잡고 들어 올려줬음 싶은(?) 걸 보면, 이미 나의 덕질은 중증이다.

자신의 커리어에 대한 단단한 자신감과, 경험에 대한 도전정신, 후배들을 위해 기꺼이 연봉을 깎는 희생과 집단의 병폐를 꼬집는 거침없는 발언, 특히 이 모든 것을 수년간 변치 않은 한결같음까지, 언니의 행보는 항상 나를 가르친다. 그리고 그 행보에 있어 결코 본업에 소홀하지 않는, 언니는 그야말로 ‘내 마음속의 우상’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예능 러브콜이 쏟아진 언니는 같이 고생한 선수들이 다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반으로 나눠 공중파 예능을 2곳 출연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한 명의 원톱 플레이어가 팀을 위해 그런 결정을 한 사례가 있었나. 이 언니는 갈수록 내 마음에 뿌리를 깊게 내린다.




출처: https://www.vop.co.kr/A00001589332.html




나는 올림픽, 월드컵 시즌마다 돌아오는 운동선수 ‘영웅 만들기’ 놀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영웅 만들기로 누군가를 하늘 높이 끌어올렸다가 정치 색깔, 경제 활동, 연예인 병, 사생활 논란 등으로 바닥으로 추락하는 것을 자주 목격하곤 한다. 외모나 몸매가 출중하면 주목받고, 그렇지 못하면 주목받지 못하는, 그 이기적인 관심이 나는 종종 불편했다.


하지만 그랬던 내가, 요새 연경 언니 영웅 만들기 놀이에 푹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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