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인생은 한 치 앞도 알 수가 없는 법.

내가 체스를 두게 될 줄이야.

by 오로라



처음은 아마 해리포터 마법사의 돌을 보고 나서인 것 같습니다.

처음 체스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게 말입니다. 해리포터에 한참 빠져있었는데, 마법체스를 보곤 ‘아, 나도 체스 배우고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멋있고 신비로웠달까요? 그게 언제였나 싶어 영화 개봉일을 찾아보니 2001년 12월. 자그마치 21년 전이군요.




그리고 퀸스 갬빗, 2020년에 개봉한 이 영화를 보면서 ‘아, 맞다 내가 한때 체스를 배워보고 싶어 했었지.’라며 추억 속에 잠깁니다. 저 영화를 보면 주인공의 인생이 좀 안타깝긴 하지만 체스를 두는 모습은 정말 너무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이 때는 ‘한때 그랬었지. 뭐 이제 체스 배우긴 틀렸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저는 지금 아들과 체스를 둡니다. 나이 마흔이 넘어서 말입니다.

처음 시작은 체스를 한 번도 배운 적 없는 아들이 학교 친구한테 배웠다며 집에서도 같이 두자고 한 게 계기였습니다.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일하랴 집안일하랴 아이 신경 쓰랴 아빠나 이모하고 두라고 하고 저는 체스가 너무 어려울 것 같아 포기했었습니다. 계속 다른 사람과 두라고 미뤘습니다.


그런데 마침 회사도 그만뒀겠다. 제가 해줄 수밖에 없더군요. 그래서 기물 놓는 것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시작했습니다. 기물마다 이동방향이 다 따로 있어 처음에 한숨도 조금 나왔지만 그래도 하나씩 하다 보니 익숙해졌습니다. 아이가 체스를 좋아하는데 근처 배울 곳이 없어 온라인 강의도 둘이 함께 듣습니다. 기물 위치뿐만이 아니라 ‘앙파상, 체크, 체크메이트, 캐슬링, 프로모션…’ 다양한 룰과 기물별 점수도 있고 알아갈수록 신기합니다.


물론 머리는 예전처럼 잘 돌아가지 않고 기억력도 많이 모자라긴 하지만 어설프게나마 어찌저찌 두고 있습니다. (흠.. 지금보니 킹,퀸 위치도 잘못됐네요..;;)



정말이지 인생이란건 진짜 한 치 앞도 알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또 모르겠네요. 몇 년 뒤엔 제가 아마추어 체스 경기에 나갈지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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