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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로라 Dec 13. 2022

돈/이직/퇴사/절약에 대하여.

왜 우리는 더 기본적인 것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요즘 장난이 아니다. 책, 강의, 유튜브 어디서나 아래에 관한 키워드의 정보들이 쏟아진다. 


돈 버는 방법

이직 잘하는 방법

수많은 퇴사 경험담

절약으로 돈 모으는 방법


솔직히 나의 경험, 커리어를 위해 이직을 하고 퇴사를 한다고 하지만 저 4가지의 내용 중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내 생활에 필요한 돈을 더 많이 갖기 위해 우리는 저런 키워드에 홀린다. 

나 또한 대학 전공분야를 '성적에 맞는' + 그걸 이용해 '그나마 좀 더 돈을 잘 버는 직업'을 위한 선택을 했다. 


휴학을 하고 사회에 나왔을 때에도 처음엔 아무 회사나 취직부터 하자는 마음이었지만 이후로 연봉을 조금 더 올릴 수 있는 직장에 취직하려 했고 업무를 습득하고 결과를 내 보이는데 치중했다.


돈, 정확히 내가 생활할 수 있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회사에서 인정받아 조금이라도 연봉협상에 유용하도록 없는 스킬은 만들었고, 1개 있던 스킬을 2개로 만들고 3개로 만들고 계속 스킬을 늘려 갔다.

그 사이에 물론 연봉도 조금씩 올랐다. 인정받아 올랐다기보다 이직하면서 내가 요구하여 협상해서 올랐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겠다. 기존 회사에서는 연봉협상을 시도해도 20~30만 원이 오를까 말까인데, 이직하는 회사에서는 내 스킬을 전체적으로 재평가해서 더 올려주는 경우가 많았다. 


기존 회사에서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 거라기보다 그동안 오래 봐왔기에 내가 아무리 자비로 학원을 다니고 교육을 받아 스킬을 올리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해서 매출을 올려도 


"우리 사이에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 매출이 더 오르면 올려줄게." 또는 

"내가 사정이 여의치 않아, 더 주고 싶어도 힘드니 요정도만 올려도 좀 같이 일해주지 그래?"  


라는 의도가 은근히 깔려있었다. 물론 이렇게 노골적으로 말했던 건 아니지만 말이다. 


요즘 돈을 버는 여러 방법을 공부하고 시도해보고, 여러 성공한 사업가들의 강의를 듣고, 수많은 소위 성공한 개인사업가들의 인터뷰를 보고 직접 만나고 다양한 책을 읽다 보니 생각보다 내가 더 많이 무지했다는 게 느껴졌다.


 


왜 근본적인 질문을 해보지 않았지?



얼마 전 전에 함께 일했던 30대 중반 동료 A에게서 연락이 왔다. 연말이니 함께 모이지 않겠냐는 톡이었다. 

그 친구도 나처럼 생활이 넉넉한 편은 아니라 본인이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못다 한 대학공부를 방통대로 마치려고 회사를 다니며 학업에 열심히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


A:  이제 누나가 알려준 애드센스 정말 해보려고요. 숙제해서 검사받을게요. 


'ㅇㅇ? 아직도 안 해봤다고? '

나는 속으로 의아했다. 누구보다 돈을 더 벌고 싶었을 거라 생각한 친구였는데 아직 시작도 안 해봤다는 게 조금은 충격이었다. 


1. 해봤는데 힘들더라

2. 해봤는데 나와 맞지 않더라.

3. 해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더라... 


의 대답이 아니라 아예 해본 적이 없다고 하니 갑자기 궁금해졌다. 


나: 내가 요즘 심리, 뇌, 돈, 습관 여러 가지에 대한 책을 읽다 보니 정말 궁금해져서 그러는데, 왜 시작을 안 했어? 내가 비싸지 않고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챌린지 결제 링크도 전달해 줬는데 말이야. 내가 권해준 책은 다 읽었고 좋았다고 했잖아. 


A: 핑계일 수도 있지만 미루고 미루다 보니..  또 학업을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여유가 없었어요.


나는 또 궁금해졌다.


나: 아, 그랬구나.  만약 내가 애드센스로 월 100만 원씩 벌고 있으니 해보라고 했으면 시작은 했을까?

A: 아닐 것 같은데.. 내가 체감으로 느껴야 하는 거죠.


나: 그럼 내가 월 천만 원씩 벌고 있다고 했으면?

A: 그럼 시작은 해보지 않았을까요? 근데 요즘 전 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야 하는 것 같은데....


나: 그럼 네가 뭔가 마음을 먹고 시작해야겠다,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때는 언젠데?

A: 지금처럼 학교는 1년 다녀봐서 적응이 됐으니 다른 걸 추가로 할 여유가 생겼을 때?


나: 학교를 다닌 이유가 뭐라고 했지?

A: 지금 회사 오래 다닐 생각이 없으니까 이직을 해야 하는데 대졸이란 타이틀이 낫지 않을까 해서 ㅋㅋ


나: 이직은 왜 하려고 하는데?

A: 많은데 가장 큰 이유는 안정적인 수입이 필요하니까. 그러려면 안정적인 괜찮은 회사가 필요해야 하고.....


서로 바쁘다 보니 더 이상 대화가 원활하진 않았지만, 궁금했다. 그가 생각하는 안정적인 수입이 얼마인지. 30대 중반의 솔로인 그가 아무리 부모님을 케어해야 한다고 해도 지금 생각하는 안정적인 수입과 결혼을 한 후의 안정적인 수입이 달라질 텐데 말이다. 


너무 이상하지 않은가? 


돈 버는 방법을 알려줬다. 

근데 하지 않았단다.

회사+학교 때문에 바빠서 

그럼 학교는 왜 다니지?

이직하려고

이직은 왜 하지?

돈 더 벌려고.


돈은 벌어서 뭐하고 싶은지,

얼마를 벌면 만족이 될지 생각은 해본 적 있는가?


왜 우리는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을까?

아니, 생각은 해봤지. 이룰수 없는 꿈같은 이야기라며 한 돈 천만원 벌면 되지 않나? 하고 낄낄대거나 허탈해 하면서 말이다.   


도대체.. 왜 그 돈을 처음부터 못 벌꺼라 단정해서 생각했을까? 


나 또한 오랜 기간 동안 저 굴레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나는 회사를 다녀야 하고 내 스킬을 올려 연봉을 올려야 하고... 왜?? 지금 생활비를 좀 더 벌어야 하니까. 


돈을 얼마큼 벌어야 할지, 

그걸로 뭘 하고 싶은지, 

내가 원하는 만큼 돈을 벌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 

내가 돈도 많이 벌고 시간도 자유롭게 쓰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 


정작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냥 그렇게 배웠고, 들었고, 주위 사람들도 다 그렇게 살고 있으니까,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그냥 그렇게 살아왔던 거다.


부모가 조부모가 형제가 선배가 후배가 지인이 회사 동료가 다 그렇게 살고 있으니 나도 그냥 그 세계 속에서 그렇게 살아왔던 것. 


회사를 그만두고 나에 대해 한 달 동안 질문하면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 가만. 내가 여태 알고 싶어 했고 배워왔던 건 다 어떻게 하면 회사생활을 더 잘 해내서 연봉을 올릴 수 있는가 였잖아?"


내 경력과 학력으로 한계가 정해져 있었던 연봉을 조금이라도 올려보려 아등바등 살아왔다는 현실을 느끼고 잠시 멍했었다. 


'젠장. 누가 나한테 한 번만 좀 알려줬더라면.... '

"너 그렇게 열심히 해도 니 연봉... 정해져 있어. ㅋㅋ"라고 말이다. 


그리고 한 가지가 또 머리를 스쳤다. 


'그래서 퇴사했잖아. 영원히 다니지 않겠다고. 근데 퇴사하면서 배웠던 수많은 것들 그건? 그것도 다 돈 벌기 위해 찾아보고 배웠던 것 아니었어? 그럼 돈이 있었다면 돈 버는 건 신경 안 써도 된다면, 진정으로 순수하게 내가 원하는 건?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거, 내가 배우고 싶은 건 뭐지?'


금방 생각해 냈을까? 

노노. 

며칠을 생각해도 금방 떠오르지 않았다. 회사 업무를 하고, 아이를 키우고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해내고 다른 돈 버는 방법을 생각하느라 정작 내가 진짜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걸 몇십 년 동안 무시하고 살아와서 금방 생각이 나지 않았다. 


내가 요즘 읽은 책들에서 돈은,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한 도구라고 얘기한다. 

내가 삶을 사는 이유는 돈을 소유해서 저장해놓기 위함이 아니라 돈을 도구로 시간과 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사는 것.


소위 자수성가한 사업가들의 강의를 듣고 그 강의로 성공했다는 수많은 개인사업자들을 겪으며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원하는게 그냥 많은 돈은 아니라는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됐다. 돈을 많이 벌어도 일에 얽매여 내삶을 일에 바치고 사는 많은 이들을 보며, 내가 어떤 식으로 많은 돈을 벌고 싶은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


내가 원하는 걸 하기 위해선 수익이 있어야 해.

매일매일 들어오는 수익. 

그리고 나에겐 시간이 필요해.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여유 있는 시간.

그리고 내가 깨닫고 배우고 실천한 것들로 내 아들이 나와는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 



돈, 이직, 퇴사, 절약. 

돈은 내가 재미있게 살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일 뿐이지 내가 사는 삶의 목표가 아니다. 

돈을 모아서 저장해두려고 사는 게 아니다. 


내가 재미있게 살기 위해 돈이 필요한 것이다. 돈은 흐르면 된다.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먼저 던져 봤으면 좋겠다. 


내가 가장 원하는 게 뭔지.

10년 뒤 20년 뒤에 나는 어떻게 살고 있었으면 좋겠는지.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나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그 필요한 것을 하기 위해 지금부터 내가 어떤 방향으로 살아야 하고 

수익을 만들어 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찾아보자.


생각이 달라지면 또 다른 세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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