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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osi Oct 29. 2023

엄마가 죽었다.

애도의 방식

엄마가 죽었어.

아팠어. 너무 아팠는지 눈도 못 뜨고 심장도 안 뛰어서 내가 얼마나 흔들었는지 몰라.

자고 있는 것 같아서.. 엄마 또 장난치나 싶어서.

땀범벅이 되고 주저앉을 때까지 흔들었단 말이야.

그런데도 엄마가,

결국 죽었어.

어떡해.. 나.





고르게 쉬어지지 않아 들숨과 날숨이

불규칙적인지가, 고작 30초나 지났을까.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릴까.

오래지 않아 눈에서보다 목구멍에서 울음이 먼저 터졌다. 목으로 먼저 울고, 한 템포 늦게 솟은 눈물이라기엔 상당하다.

이게 무슨 소린가. 엄마가? 무슨 엄마가 죽었다는 거야.




엄마네. 엄마다..
안 죽었네. 우리 엄마잖아.





이제 겨우 새벽 2:40분.

땀과 눈물로 흠뻑 젖은 아이가 바닥에

주저앉아 마저 울었다. 꿈을 꿨구나. 너.



 

이 어린 게 잠시 꿈이었다손쳐도,

영영 사라질까 봐 잡히지도 않는 찰나.

얼마나 두려웠을까.


꿈꾼 거야. 얼마나 놀랐니.
걱정 마 여깄 어. 엄마 여기 있어.

엄마 안 죽었어. 재이 옆에 있어.


불현듯

이 아이가 이 상실을

꿈이 아니고, 현실로 마주할 때. 그래.

오늘처럼 울겠구나. 지금처럼 두렵겠구나 싶어 마음이 저려온다.


불현듯

아직 이 상실을 마주하지 못한 내가 여기 있구나.

내겐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잃어버린 존재라

두려울 채비도 못하고 깊이 묻어둔 까닭에.


'엄마는 엄마 돌아가셨을 때, 얼마나 슬펐어?

어떻게 견뎠어?'라고 아이가 물어온다면

무슨 답을 해야 좋을지 알 수 없다.




엄마가 죽었다.

너도 나도 그런 순간을 마주하게 되면.

우리 마음껏 슬퍼하자. 체면치레 내려놓고 사랑하는 마음 온전히 전하자. 그리고 견디려고 굳이 애쓰지도 말자. 세상에는 이겨내야 하는 고통이 있듯, 내버려 두어도 좋을 그것도 있으니까.


어때? 네 질문에..  대답이 되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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