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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osi Dec 16. 2023

대학원을 갔어야지!

무대 말고 강단에 섰어야 될 사람들

 하러 영화배우를 했냐고요.

 몸을 가지고! 그 정도면 대학원에 갔어야죠.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김영민 교수가  아놀드 슈워 제네거를 두고 고개를 절레.

혀도 찬다.


수강생들을 향해 대머리를 정의하라는 신박한 방식으로, 학자라면 골반은 삐뚤어져도 말은 제대로 하라고 일침을 가한다.


매사 체력은 기본이지만,

공부에 있어서는 특히 중요한 법. 


달리 말하면 몸이 스러져가는데 의지만 강하다고 부란 게 절로 될 리 없다. 오히려 아직 공부의지는 못 갖췄어도, 체력이 빵빵한 쪽이 학습엔 유리한 것 맞다.


역도 여제 장미란선수가 미국 유학길에 오르던 해, 기립박수를 쳤다던 김교수의 응원에 동의한다.




운동을 하러 가던 나는 그 짓을 관두고,

운동을 배우러 간다. 


매번 강사님들을 보며, 같은 생각을 나도 한다.

공부란 건, 나 같은 비실이들 말고 이들이 하는 편이 더 나았겠구나. 남몰래 감탄하느라 바쁜 건 내 몫. 몸만 건강한 것이 아니라 정신도 그렇다.

운동만 배워오는 게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까지 얻어온다. 시티드 레그프레스를 하다 말고, 여러 번 호흡을 놓치는 나를 발견한다.


어느 때에 들이쉬고 언제 내쉴지, 임계점이다 싶을 때 쉬어갈지 말지.. 판단할 줄 모르는 나처럼.

나를 포함한 학부모들이 대개 그렇다.

나그네쥐들의 동선처럼 몸과 마음체력이 어느 수준인지 외면하고, 남들 뛰니까 같이 뛰란다.

그 끝이 어디에 닿을지 모르고 뛰라는 경우가 낫나,

절벽인지 알고도 몸을 던지는 래밍처럼 살라할까? 오십 보 백보.



신체활동에 진심인 부모들 아래에서 크고,

체육교육에 투자하는 나라에서 자란다면...


그 어떤 인프라를 갖춘 것보다

아이들에게 낫지 않았을까?


골반쯤은 삐뚤어져도

정신머리는 곧이 박힌 지도자, 여기에

무엇이 더 중요한지 알아차릴 줄 아는 어른세대가

이끌어주는 사회에서 자랐더라면 어땠을까?


사람이라

종종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이 있다.


강사님의 탄탄한 삼두와 복근을 바라보듯,

아이들이 배우기에 괜찮았을 세상을 뜬금없이 상상해 보았다.

두 경우 모두 화중지병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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