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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osi Nov 28. 2023

'남의 떡'보다 '내 떡'이 커 보여도 괜찮아

내 떡이 더 크다고 왜 말을 못 해?

4킬로그램,

시작이다.

강사님께서 보내주신 오늘 가슴운동 개인루틴.
인클라인 덤벨 프레스.

벤치를 비스듬~ 기울이고 덤벨을 든 양손.. 밸런스를 스스로 찾아 세상의 짐을 들어 올리는 운동이랄까. '비전문가의 내 멋대로 정의'에 따르면 그렇다.


4킬로그램 이상이란 그의 말에는

최소가 4킬로이지! 무조건 그 이상(결코 나태하지 말 ! -'초과'나 다름없는 이 체감... 뭐지?) 점진적 과부하, 즉 눈치껏 중량을 늘리란 함의.

양심이 있다면 적어도 6킬로그램으로 한 두 세트는 진행해야 맞다고 쓰려다 말았을 거다. 내가 안다.


중량을 늘렸더니 심박수가 바로 반응한다. 찌른다. 하늘을. 내심장은 지금여기, 125가 아닌 152인데..


 6킬로그램'몹시빡셈'이라 부르리.



괜찮아요~이겨 내야죠!

돌겠네. 어디선가 스승님의 음성이 들려 나도 모르게 두리번(저~멀리 수업하시다 말고 불현듯 눈이 마주칠 때면, 나만 놀란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시선을 내리깔자.)


18킬로그램에서 가뿐히 시작하는 종국이들에겐

4킬로그램은 가소롭다. 중량을 늘려가며 귀여운 덤벨들을 바라볼 때면, 꼴에 나 또한 종종 몸이 간지러워지곤 하니까.




누군가에겐 겨우 버티는 최대하중이 6킬로일 수 있고, 다른 이에겐 18킬로가 워밍업이 되기도 한다.

덤벨의 무게와 개개인의 감정도 닮아있다. 중량이 특히 '마음의 것'일 때 무겁고 가볍고의 평가란 내 것이 아닐수록 주의해야 한다.




14년 전 아빠에게 3개월 시한부선고가 떨어졌을  슬프기 바빠, 주의할 줄 몰랐다. 결국 오고야 말 이별에 가족 중 누구라도 일찌감치 나가떨어질까 두려웠을까.

천안함 사건(2010년 내가 아빠를 잃었던 같은 해, 대한민국 백령도 인근,  천안함이 초계임무 수행 도중 조선인민군 해군 연어급 잠수정어뢰에 공격당해 선체가 반파되며 침몰한 사건이다).

당시 이를 빌어, 저들은 예고도 없이 차디찬 바다에서 죽음을 맞았으니 아직 숨은 쉬고 있는 당신 아들 운명은 '낫다'라고 할머니를 안고 헛소리를 지껄였었다. 나라고 슬프지 않았던 게 아니었을 텐데, 터진입으로 무슨 말이라도 해야 했다. 당시 엄마를 잃어버린 지 고작 두어 . 겨우 사느라 타인을 위로할 여유가 부족했다.

'천안함참사 유가족들. 저들 슬픔의 무게는 40킬로쯤 되잖아? 그러니 아들 앞세울 할머니 것은 그에  미치지 않겠냐'라고... 감히 견디랄 수 있었나. 몹쓸 년.



10년 꼬박 채우곤 둘째 아이를 맞이했다. 남도 나도 상대적 잣대로 견디라던 나. 그랬던 내가..  

 배 아파 낳은 아이가 현대 의술로는 극복할 수 없는 희귀병이란 걸 받아들이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

어쩌면 여전히 받아들이는 중에 불과한지도.

수술도, 이식도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사실에 부모로서 나라는 사람이 짊어진 무게보다 더 한 이는 없다 여겼다. 적어도 이승엔 있을 리 없다고. 다시 한번 제 멋대로 판단한 채 살았다.

내일 죽기로 한 사람을 만났더라면,

'그래 네 무게가 내 것보다 더하다' 겸손 떨며 말할 수 있었을까?




문득 덤벨을 들어 올리다 그때의 어리석었던 나를 일단 보듬는다. 다만, 지금부터라도 '빗대어 본 결과'로 누군가가 견디고 있을 인생 중량을 감히 평가하지 않기로 다짐한다.



인클라인 덤벨프레스.

일반인 말고, 전문가가 정의한 바로는 이렇다.

동작의 가동 범위를 최대화시켜 대흉근을 발달시키는 운동. 수축과 이완 시 덤벨의 균형을 잘 잡아야 하므로 균형감각을 키울 수 있고, 특히 여성들이 인클라인 덤벨 벤치 프레스를 하면 가슴을 예쁘고 탄력 있게 만들 수 있다.


오호라~!  균형감각을 키울 수 있단다.
인생에도 기필코 필요한 그것. 밸런스!

덤으로 아름답고 탄력 있는 가슴까지 선물한다니 감동 그 잡채!


나처럼 실수하고 살지 않으려면 눈여겨볼 것이 바로 <주의 사항> 아니겠나.

덤벨을 내리면서 팔꿈치가 등 뒤쪽으로 과도하게 젖혀지면 어깨 주변 근육의 부상 위험이 커질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빠르게 운동을 할 경우 자칫 균형을 잃어 상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천천히 동작을 실시하도록 한다.

주의사항에 기반한  [오늘의 건강수명 TIP]


1] 무게를 이겨낼 때 팔꿈치가 "과도하게" 젖혀지지 않도록 유의하자! 쓰나미규모의 우울에 몸이든 마음이든 휘청이는 순간, 내가 아니어도 좋으니 누구라도 알아차릴 수 있는 환경이기를 바란다.


2] 하강 시점이든, 상승에서건 속도를 내지 말자. 빠르게 중량을 이겨내려다 간 상해를 입을 수 있다는 건, 감정에도 통용되는 진리다. 부정적 감정에 매몰되면 좀 어때. 서둘러 털고 일어나려다 마음 가득 부상을 입느니 조금 오래 앓고 나서 기립해도 좋다. 괜.찮.다.


다음 중 분류 기준이 될 수 없는 것은?

키 큰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예쁜 아이와 못 생긴 아이
무거운 물건과 가벼운 물건
재밌는 책과 재미없는 책

아홉 살 수학시간에도 이렇게 가르친다.
분류란 그렇다. 기준에 대한 판단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 무언가를 분류기준으로 삼지 않도록! 아이들도 그렇게 배운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저자 백세희는 말한다. 힘들 때 "내가 제일 힘들어"라고 말해야 하는 이유? 분명 있다.


4킬로인지 40킬로인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비교없이 나의 힘듦을 인정해줘야 하는 순간은 ! 있다!



이미지출처. 떡(픽사베이)빼고 다 직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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