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신호등의 진화.
'점멸 신호등이 켜졌...블라블라.'
목소리를 갖게 된 지 얼마나 지났을까
이제 건널 수 있을지 말지 가능여부까지 알린다.
46.45.44.43....
느긋이 걸을지
걸음을 재촉할지
더 느긋하게 다음 번을 기약할지
거리에 따라 선택 가능하다.
46초가 남 건 5초가 남 건 우선 뛰고 본다.
손에 든 거추장?스런 핸드백이 있는 것도 아니오.
뛰다 넘어진들 쪽 팔릴 '자체보유 우아함'도 내겐 없다.
23초나 남아있는 시간을 확인하고
도리어 속도를 늦췄다. 천천히.
어쩔 수 없이 놓친 사람처럼.
그런 날이 있다.
기운이 남아도 모두 소모되어 바닥이 된 듯
내 몸과 마음을 내가 속이는 순간이 있다.
오늘이 그렇다.
뭐, 매일 뛸 필요는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