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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osi Dec 28. 2023

올 해를 3일 남겨두고 '반드시 할 일'

2023, 그래. 너도 새 해였었지!

올 한 해, 후회되는 일을 꼽으라면 밤도 새우겠다.

올 한 해, 잘한 을 묻자니 눈만 뻐끔 함묵한다.


전자와 후자 사이 양적, 질적 차이가 있기나 할까.


알랭드보통의 [불안]

[지위불안]이라는 본제일 때 더 적절하다. 삶의 무게중심이 내 안에 있을 때와 그 반대의 경우, 실패에 직면하는 방식은 모양새가 같지 않다. 사회가 정해놓은 성공에 근거한 삶,

내가 차지하고 있는 "자리, 지위" ,

너 나 할  없이 이것들에 전례 없는 가치를 부여하며 사느라 바쁘다. 비교를 할지 말지? 비교대상 타인인지, 어제의 나인지에 따라 달리 낙심하는 게 우리다.



비슷한 맥락, 또 있다.

교육심리학에서는 학습이나 행동에 대한 원인을 자신의 내부에서 찾느냐 아니냐에 따라 두 가지로 분류한다. 내적 귀인과 외적 귀인이 그것이다. 귀인과정의 질적 차이가 자기 효능감은 물론 학습동기에도 영향을 미치며, 고학년 교실에서 어렵지 않게 만나는 '무기력한 학습자'의 행동양상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올 한 해를 떠나보낼 필수 과업을 자문하며 

어째서 뜬구름 잡는가 싶겠다.

지위불안? 무게 중심의 위치? 행동 귀인?

뭔 소리...



나의 경우

2022년 까지는 아쉬운 일, 후회되는 일을 자문했다면. 2023년엔 잘한 일을 물어봐주는 따스한 공동체를 거머쥐었다. 대개 괄목할만한 성과를 얻거나 인정받는 상을 받는 이들에게 허락되는 동사가 "거머쥐다"라면.

올핸 내가 써도 좋다. 인생 동지들 덕분에. 

희미한 빛도 타오르는 장작불회생시켜 주는 사람들.

올 한 해, 내가 해낸 일과 나를 설레게 한 일들

되새김질하게 돕는다. 이 글을 읽는 누구라도 좋으니 2023년을 떠나보내기 전에 반드시 떠올려보기를 바란다.

아쉽고, 후회되고, 후회되고, 또 후회되더라도.

럼에도 내가 해낸 일.

그럼에도 나를 설레게 한 일 말이다.



다수가 살아가는 방식이 어떠하기에 그렇고 그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게 나은가?


1. 그간 우린 인의 모습이 내가 불행해지는 원인이 되도록 허락하지 않았나? 묻자.


내 인생의 가치를 판단하는 데에 다른 사람이 중심인 삶을 기어코 살아야 지..

주변인의 평가를 기준으로 내가 잘 살고 있는지 아닌지를 결정하게끔 내버려 두지 말자.


2. 겸손의 미덕이 지나치지 않았나?

노력에 겸손해야 체면이 사는지, 묻고 싶다. 겸손이 아름다울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구분할 필요는 있다. 어쩌면 이것이 바로 자기애의 건강 여부와 맞닿아 있을 거다.

결과를 불문하고 내 모습을 인정할 용기가 선택되면 정말 좋겠다.


3. 행복해지기 위해 너무 애쓰진 않았나?

수월하게 행복하고 싶다면 삶의 기준이 내 안에 있으면 쉽다. 어쩌면 단순한 진리를 철저히 외면하며 지위불안에 시달리도록 내버려 둔  아닐까? 좋아요! 를 눌러주는 사람이 많지 않아도 괜찮은...  안정적인 삶을 산다고 해서, 큰일 나지 않으니 말이다.




 

sns라는 관심경제에 게으르고, 회의적이었던 나는 주관을 이제 내버려 두었다. 그것에 열심인 것도 나쁘지 않고, 남들의 반응에 집착하는 것도 본인 선택이니까. 다만 사람들이 그 탓에 괴롭지만 않다면 좋겠다. 집착하면 어떻고, 초연하면 또 어떤가! 삶의 무게 중심이 자신의 테두리를 너무 과하게만 벗어나지 않기를...


이미 알고들 산다.

타인의 평가를 동력 삼아 살 경우, 그것이 긍정적일 때에만 힘을 얻는다는 점. 인생의 기준이 나일 땐 실패와 성공의 경계를 모호히할 여지를 둘 수 있다는 점. 모호할 때 나은 것도 꽤 있음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열등감은 누구나 느낄  있는 발전의 도약으로 역할하지만, 열등감 콤플렉스는 전혀 다른 문제다. 서툰 영역, 노력해도 안 되는 부분을 인정할 용기가 있는 사람은 열등한 게 죽고살 문제가 되진 않을테니 말이다.


새해를 맞이하기 전, 리스트까지 나열하며 결심부터 냅다 하지 말고.

부디  해를 잘 ~보내주자.


2023년도 년 이 맘 때쯤의 새해가 아니었던가!

설레는 기대감을 거머쥐게 했던 새해였을 2023을 살아 낸 스스로를 격려하는 일부터 챙기길 바란다. 그럭저럭 죽지 않고 하루하루를 견뎠으면 되었다고 말해주자. 이왕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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