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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osi Jan 07. 2024

1월 7일이라서

기념할만하진 못해도

매년 1월 7일은 그렇습니다.

불과 일주일 전 새해를 맞이하는 감흥에 잠시 젖었다가도. 지척에 머물며 금방이라도 덮칠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는 먹구름을 나는 압니다.

슬픔이란 걸 미연에 방지 하래야 도리가 없는 시기.


나에게 주로 1월의 "밝아도 될 시작"이 그렇습니다.



여름은 폭염 운운하며 휴식으로 퉁쳐도,

겨울이면 주둥이가 얼어붙을 혹한이 온대도 우선 떠나고 보는 게 이 사람입니다.

대개 7일보다 하루 이틀 전 잔뜩 분주하도록.. 서두르던 사람이 이제는 몸과 함께 뇌에도 노화가 왔는지, 한 해 한 해 실수가 느네요.


울기만 하면 그만인데, 한 없이 바닥을 치고 내려가도 좀처럼 탄성이랄 게 묘연한 아픔이라 그렇습니다.

도 마음도 일으킬 줄 모를까 싶어 이 시기를 일상에서 지우는 데에 누구보다 정성을 다하는 사람.


올해도 어김없이 종업식과  다투어 다가 온 이 날짜에, 여행 준비랄 것도 없이 돌연 내일 떠나요.


지난날, 나에게 파리가 어땠는지.

그날의 런던이 내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사람에게. 이제 충분하다고 말해줘야겠습니다.


엄마를 찾지 못하면 내가 사람답게 살면 안 된다는 죄책감을 열심히 내려놓고 있다고.

아마도 본인만큼 따뜻한 엄마로 삶에 정성을 기울이며 살아가기를 누구보다 기도하고 계실 거라고.

10년이면 족할지, 20년이면 될는지..

햇수로 잊고 말고를 결정하지 않겠다고,

그것이  사랑의 농도를 결정할 순 없다는 

엄마였어도...

나와 같은 마음으로 단단히 일러주셨을 거라고.



그렇게 나를 가르쳐 주실. 그런 분이 맞다고

내가 말합니다. 2024년 1월 7일은 2023년의 그날과는 사뭇 달라서.

 뼘 더 자라 있는 딸이 여기 이렇게 편안하기를 선택한 하루, 안녕하게 보냈다고 당신을 안심시켜 드리겠습니다  :)


부디 잘 지내세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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