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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osi Jan 09. 2024

화답받았다

열흘 늦게 맞이한 새해

 바람이 거칠고 빛이랄 게 없다.

진실과 거짓을 섞어가며 둘러대는 솜씨가 꽤 돋보였다. "두서없다는 건" 나만 아니까.

그럴듯한 스토리라 상대가 듣는 바는 얕다.


드물게 질문 세례를 퍼붓는 이가 생겨도

능숙하게 상황을 모면한다. 특기가 그랬다.

급조한 이야기로 순발력을 발휘하거나,

그저 너무 오래된 기억이라며 간단히 갸웃해도

괜 찮 다.


남들이 명명해 주어 알아차린 나의 처지.

불운한 아이.

기준 없는 직함을 얻어 사느라 애쓴 시간이 측은했을까 혹은 억울했나.


당신들이 산 보통의 삶을 나도 살아봤다고

에둘러 말하는 걸로 자발적 구제란 걸 해야 했다.

상대는 궁금하지도 않을. 특별할 것 없는 상상.

매 순간의 삶을 재우치는 건 오직 나뿐이었다.




이제

바람은 잦아들었고 해도 뜨려나 보다.

늦었구나. 나...


열흘 느지막이 2024년을 내게 알려왔다.

별안간 안녕을 물으니 이제야 좀 안녕하다고..

내가 내게 화답해 주었다.

드디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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