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순간이 왔다.
우리 둘에게 공평히 그랬다.
모르기를 작정한듯 침묵한다.
그래.
모를 땐 안 하는 게 낫다는 걸
나도 알고 상대도 안다.
모르는데도 불구하고,
이 말이 좋겠다, 저게 나을까 빠르게 고르느라
엉터리로 골라 잡아 내뱉고 나면.
그 땐 위로도 격려도 못 된 말들이 흩어져
공기를 채운다. 차라리 허무맹랑한 유머가
낫겠다 싶은 무거운 순간이 꼭 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하지 않기로 한 우리는
어제와는 아주 조금 다른 오늘을 살거다.
소란하지 않은 어제였고, 평소보다 아주 조금 차분한 오늘이다.
다행이다.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