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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osi Feb 09. 2024

괜찮은 침묵

당신, 적절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순간이 왔다.

우리 둘에게 공평히 그랬다.

모르기를 작정한듯 침묵한다.


그래.

모를 땐 안 하는 게 낫다는 걸

나도 알고 상대도 안다.


모르는데도 불구하고,

이 말이 좋겠다, 저게 나을까 빠르게 고르느라

엉터리로 골라 잡아 내뱉고 나면.


그 땐 위로도 격려도 못 된 말들이 흩어져

공기를 채운다. 차라리 허무맹랑한 유머가

낫겠다 싶은 무거운 순간이 꼭 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하지 않기로 한 우리는

어제와는 아주 조금 다른 오늘을 살거다.

소란하지 않은 어제였고, 평소보다 아주 조금 차분한 오늘이다.



다행이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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