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롯이 Mar 19. 2019

우기(雨期)

다들 어디 숨어 우는 걸까

요즘 어때, 잘 지내?

우린 매일 울어 몸이 젖은 종이처럼 흐물거려
누구라도 부딪히면 찢겨 버릴 것 같아 사람들을 피해 다녀
아무도 우리가 우는 걸 몰라 우리도 우는 사람을 본 적은 없어
우리만 우는 건 아닐 텐데 다들 어디 숨어 우는 걸까
울다 눈 감으면 잠들어 일어나 목이 말라 물을 마시다 또 울어
우울증이래 마음이 아픈 거라며 병원에 가 보래
우린 우울하지 않은 걸 그저 눈물이 계속 날 뿐이야
그냥 울어, 어제도 오늘도 아마 내일도 숨 쉬듯 울어
어쩌면 숨을 쉬기 위해
울어

매거진의 이전글 식물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