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들이 영어로 말하다가도 꼭 한국말 단어로 말하는 것들이 있다. 엄마, 아빠 같은 호칭이라던가, ‘my 할므니 loves it’ 같이 문장 중간에 갑자기 한국말을 섞어 넣는 식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우리 아이들도 물론이다. 뿐만 아니라 말할 땐 ‘오빠, 영어 영어 영어…’ 이렇게 말하는 둘째 아이가 영어로 쓸 땐 ‘Ask daddy and brother’라고 할 때가 있다. 나는 그런 게 너무 재밌다. 보통 완전 미국식이었다면 brother 대신에 당연히 이름을 불렀겠지만 워낙 오빠라는 호칭에 익숙해서일까. 친오빠가 아닌 주위의 다른 모든 오빠들에겐 당당하게 이름을 불러젖힌다.
그 외에도 모기 (I have a 모기 bite), 밥 (can I get more 밥?), 김 (Can I have 김 with it?), 이불 (You have my 이불!), 계란, 만두, 꿀 등등이 있다. 난 그렇게 말하는 게 귀여워서 그냥 두는 편인데 어느 날은 설마 영어로 모르는 건 아니겠지 해서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런 건 아니었다. 그럼 왜 그렇게 말해?라고 하니 자신들이 그렇게 해 왔다는 것을 인제야 눈치챈 듯 잠시 생각하더니, 그냥 그런다고 했다. 그게 더 빠르고 쉬운 느낌이라고 했다. 아무 이유가 아닌 것 같지만 사실은 그게 가장 특별한 이유라는 것을 알고 있다. 단어는 그저 뜻만이 아니라 그 단어에 연결돼 있는 고유의 정서와 경험들을 연상시킨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아마 아이들과 모기, 밥, 김, 이불, 계란, 만두, 꿀 등등이 관련된 특별한 경험들을 공유하나 보다. 아이들이 그렇게 말할 수 있는 문장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오늘의 사랑은. 할아버지가 보내주신 아이들의 모기 쫓는 팔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