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게 있어.
비 오는 날의 전시회 같은 거.
생각지도 않던 캐시백 같은 거.
드라이브하면서 바라보는 남산 같은 거.
차가운 겨울 공기가 상쾌하게 느껴지는 거.
정신없이 걷다가 잠시 물가에 앉아 멍 때리는 거.
기대 없이 사 마신 커피가 너무 취향일 때 같은 거.
생각 없이 핸드폰 화면을 봤는데 1:11, 11:11 같은 거.
입맛 없을 때 먹는 꿀 넣은 요거트의 그래놀라 같은 거.
비 내리기 전, 아스팔트 위로 스윽 나는 비 내음 같은 거.
편의점의 최애 간식이 1+1인데, 딱 2개만 남았을 때 같은 거.
땀 한바가지 흘릴 정도로 한 격한 운동 후에 곯아떨어지는 거.
우연히 켜둔 랜덤 플레이 리스트에서 마음에 쏙 드는 음악을 발견하는 거.
이마 위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여름에 갑자기 불어오는 산들바람 같은 거.
아침에 상쾌하게 내 안의 것들을 비워내고 조금 헐렁해진 마음으로 길을 나서는 거.
신호등이 바로 초록불로 바뀌고, 기다리지 않고 눈앞에 버스가 도착한 순간 같은 거.
해님의 야근이 잦은 여름날, 일 끝내고도 밝은 날에 집 가기 전 가벼운 산책 같은 거.
아무 일정 없는 주말 아침, 묵혀둔 일주일치 피로가 싹 날아갈 만큼 늘어지게 자는 거.
온전한 캄캄함이 몰려왔을 때 한강 잔디에 돗자리 깔고 앉아 작은 램프 하나 켜두는 거.
계절이 바뀌는 그즈음, 낮이 가고 밤이 얼굴을 내미는 그때 불어오는 바람의 공기 같은 거.
도서관에서 표지가 마음에 들어 골랐는데 재미있어서 앉은자리에서 단숨에 책 한 권 다 읽게 되는 거.
여름에는 레몬 아메리카노, 가을에 마셔야 더 깊은 맛이 나는 밤라테 그리고 겨울에는 핫초코 같은 거.
정말 추운 날씨에 밖에 있다가 포근한 카페에 들어가 따뜻한 라테가 담긴 컵을 두 손으로 감싸 쥐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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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기다리던 너의 연락 같은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