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얼마나 많은, 얼마나 다양한 형태의 이별이 존재할까?
요즘 부쩍 사랑과 이별이라는 감정에 대해 고민하고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더 성숙해지고 싶은 마음이 커서도 아니고 대단한 사랑과 이별을 경험해서도 아니다.
사랑은 사랑해서 힘들고 이별은 또 이별했기에 쉽지 않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물건, 사람과 동물, 사람은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 사랑과 이별을 경험한다.
최근에는 공간과도 사랑과 이별이 존대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곳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을 때를 떠올렸다. 어색했고, 긴장했고, 또 한편으로는 설레었다.
낯선 온기와 냉기가 곳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곳만의 공기. 그리고 공간이 지니고 있는 특유의 냄새.
마치 사람의 체취와 성격 같았다. 그곳과 나는 간단한 눈인사를 시작으로 천천히 알아가기로 했다.
'나는 이런 공간이란다. 이곳에 들어오게 된 것을 환영해. 앞으로 이곳에서 많은 일들이 있을 거야.'
인사 같은 인사가 들려오는 것 같기도 했다.
새로운 공간을 파악하고 익숙해지는 시간은 한 달 남짓.
이제 제법 이곳으로 들어와 자연스럽게 문과 문을 통과해 이동할 줄도 알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도 자연스러워졌다. 앉아 있어도 어색하지 않고, 의자와 테이블의 위치, 곳곳에 배치된 사물들이 익숙해질 무렵. 익숙해지다 못해 조금은 소홀하게 대해질 무렵. 공간과 이별해야 하는 시기가 오고 있음을 인지했다.
머지않아 이곳을 떠나야 할 시간이 도래했음을... 알게 되었다.
한 공간에 오래 머물다 보면 그 공간에 대한 애정이 식고, 처음 들어섰을 때의 설렘은 시간이 흐를수록 무뎌진다. 더 이상 설레지 않고 들어서는 발걸음이 무거워지고, 귀찮아지고.
나도 새로운 곳으로 가고 싶었다. 미안하지만 미련은 갖지 않았다. 언제고 마음먹기에 따라 다시 이곳을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는 것도 어렴풋이 알았다.
자그마치 6~7년이었다. 우리는 충분히 함께 했다. 마음을 먹고 돌아 나오기까지 또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 것 같다. 그러고 보니 공간과 마지막 작별 인사는 나누지 못했다. 그게 조금은 아쉽다.
그래도 내가 머물렀던 시간 동안 꽤 든든했던 그곳.
눈을 감고 자주 들어가던 방의 문을 열어본다.
존재하지 않아도 그곳의 공기가 코로 전해진다.
떠나는 건 나고, 남아있는 건 그곳.
잘 지내고 있을 거라고 믿어 슬프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