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혀둔 사진들.

by Oroxiweol

묵혀둔 사진들이 많다.

지난 계절에 공기와 감성이 그대로 담겨 있다.

언젠가, 어딘가에 써야지 생각만 하고 쓰지 못한 채로 방치해 둔 사진들.

그 속에 담긴 여러 이야기와 이유들은 계절이 맞지 않아서,

지난 감정들이 기억나지 않아서 결국 그대로 앨범에 남았다.


묵혀둔 마음들이 많다. 놓친 문장들이 많다.

입 안에서 굴리고 굴리다 내뱉지 못한 소중한 감정들.

너에게 닿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너와 나의 순간들.

제때 표현하지 못한 무형의 것들은 쓰임을 잊은 채로 내면 깊숙이 꿉꿉한 방에 방치되고 만다.

뒤늦게 후회를 하며 서둘러 그때의 마음으로 돌아와 봤자 이미 문장들은 도망간 지 오래다.

나조차 그게 어떤 감정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아마, 그래서 멀리멀리 떠나갔나 보다.

바로 전하지 못한 내 진심 때문에 어긋난 버린 관계들, 풀지 못한 마음들

김이 서린 안경처럼 기억은 흐릿해지고, 하고 싶었던 말들은 잠겨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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