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건 사랑이었구나.
시간이 지나 너와의 시간을 돌아보니 그건 사랑이었더라.
사랑이 아니라면 설명할 수 없는, 연하지도 진하지도 않은 사랑.
이제는 전화번호조차 기억나지 않는 너지만.
서로의 아픔에 눈물 흘리고, 같은 곳을 보며 힘을 내고.
생각 이상의 것들을 나누며 웃음 지었던 나날들.
웃음이 지어지다 못해 입이 찢어져라, 배를 당겨가며 깔깔댔던 그 날들.
처음에는 너의 잘못이라며 원망했고.
멀어진 뒤인 지금은 나의 잘못도 당연한 거라며 수긍해.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은 인정하게 되더라.
헤어짐에 원인은 응당 어느 한쪽에만 있지 않을 테니.
멀어짐에 이유는 누구 하나로 설명되지 않음을 아니깐.
쌓이고 쌓였던 것들이 툭 터져버리는 순간.
다 담기지도 않은 쓰레기들을 봉지에 욱여 담다가
끝내 부욱 찢어져버리고 마는 순간.
함께였던 시간들마저 부정하는 시기를 지나.
이럴 수 있냐는 배신감에 치를 떨던 순간도 지나.
그래, 너 역시 그랬겠지.
원망했겠지. 황당했겠지.
그러다가 미워했겠지.
서로의 일상에서 당연했던 우리가.
이제는 서로가 없는 일상이 더 당연해진 우리.
너에게 쏟았던 모든 시간들이
사라지고 나서는 다 부질없고 아깝다고 생각했었는데,
돌아보니 그건 사랑이었어.
여전히 일상에서 문득문득 네 생각이 나는 걸 보니 말이야.
같이 갔던 장소들이 꽤 많고, 같이 먹은 음식 가짓수도 많고.
네가 해줬던 말들이 희망이 되기도 했던 날들이었으니까.
친구야, 친구야.
조용히 마음으로 바랄게.
잘 살기를...
너의 일상이 평안으로 물드는 날들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