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자 명단.

by Oroxiweol

나에게 맞는 자리라는 게 있을까?

몇 달째 고배를 마시고 있다.

간절히 원했던 곳도 있고, 적당히 원했던 곳도 있고.

돼도 그만, 안돼도 그만인 곳들도 있었다.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좋지 않은 결과가 결과로써 반복되다 보면

결국 원인을 나에게서 찾게 된다.


'아직 많이 부족한가.'


'내가 문제인 건가?'


'나는 이곳과 어울리지 않은 건가?'


건강하지 못한 물음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지다 보면 정말 온몸에 힘이 쫙 빠진다.

지난날, 내 발로 걸어 나온 곳에서의 내 자리를 잠시 후회하기도 하고.

모든 건 내 선택이었으니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그저 나의 선택을 결과로 옳았다고 증명하자고 또 되뇐다.



Screenshot_20250902_145548_Messages.jpg Photo by Oroxiweol.



오늘도 '불합격'을 받아 들었다.

합격자 명단에 나의 번호도 이름도 없다.

어쩌면 근래 넣은 곳들 중에서 가장 원했던 곳.

그래도 면접은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면접 볼 기회조차 내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가고 싶다. 정말 가고 싶다. 꼭 합격했으면 좋겠다.

그 마음으로 발표날을 기다렸는데 결과는 그런 나의 마음을 비웃었다.

어제부터 올라오던 몸살기운 때문인 건가.

몸 상태를 조금 더 건강하게 유지했어야 했는데, 아파서 그런가.

모니터를 응시하며 말 같지도 않은 소리들을 해댔다.

정신도, 마음도, 몸도 불건강.


머리는 지끈지끈, 침을 삼킬 때마다 목구멍을 따끔따끔.

정말이지 오늘은 너무 속상한 날이다.

갈 곳이 있고, 돌아올 곳이 있는 누군가들이 가장 부럽다.

이제 어쩌지.

이제 어디서부터 다시 손을 대지.



♥나의 이런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언니가 사준 초코 프라페.

초코 프라페가 뭐라고... 초코 파우더 대신 마법 가루를 넣었나.

또 금방 기분이 풀리고 '나와 인연이 아닌갑다!' 생각하게 되는 나란 인간.

그래, 좋은 게 좋은 거 일지도.

언제고 원하는 곳의 합격자 명단에 내 이름 석자 정도 가뿐하게 올리는 날도 오겠지.

감기는 진행 중. 감기가 다 나았을때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힘을 내보기로 조금은 힘겹고도 억지로 다짐해본다. 진짜 초코 프라페가 다했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