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은 7월에서 10월. 아침 일찍 나팔 모양의 꽃을 피웠다가 낮에 저무는 꽃이다.
꽃 색깔은 파란색, 보라색, 분홍색, 흰색, 붉은색 등 다양하다.'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가 곱게 피어있는 나팔꽃을 보고 찾아보니 꽃에 대한 설명이 가슴에 시처럼 남았다.
너와의 추억이 꼭 한철 꽃, 나팔꽃 같다 생각했다. 다채로운 색깔만큼이나 쌓여버린 우리의 시간, 계절.
그 계절을 통과하는 지금, 바람의 공기가 달라지고 있는 지금이 가끔 서글플 때가 있다. 이유 모를 서글픔과 아려오는 무형의 근원지를 찾으려다 말았다. 그건 아마도, 10월이 지나면 모습을 감출 나팔꽃과 닮아 있는 우리 모습 때문이지 않을까. 이미 결말을 아는 우리. 사시사철 피어있지 않을 우리. 뜨거웠던 여름만큼이나 강렬했던 우리의 계절. 덕분에 찬란했고, 비 오듯 땀이 흐르듯 흘렀었던 우리. 지나도 지난 게 아님을 알지만, 함께 일수 없음을 분명히 알기에 9월이 지나 10월이 오고 있는 지금. 나는 아침, 저녁으로 달라진 공기를 느끼며 천천히 너와의 시간들을 정리하는 중이다. 여름과 작별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조금 더 느끼고 싶은 건 되지도 않는 욕심일지도 모르지.
아낌없이 주는 사랑에 대해 고민해 본다.
몸집을 키우지 못한 나의 그릇은 아직 나 조차도 온전히 사랑하지 못해, 타인에게 나누어줄 사랑이 0.1g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0.1g의 몇 배를 줄 수 있는 사랑이 내가 사는 동안 체내에 생기기나 할까 생각한다. 아무래도 쉽지 않을 것 같아 고개를 젓는다.
아무렇지 않게 팔 한쪽과 다리 한쪽을 내주고도, 몸에서 남은 2개 중 1개를 마저 내어줄 사랑.
그런 사랑을 하지 못하고 죽는다면 홀가분할까, 안타까울까, 미련이 남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했던 너.
계절이 돌고 돌아 내년 이맘때가 돌아오면, 여름의 시작과 가을의 시작 그 어디쯤에 나팔꽃은 제 모습을 드러낼 시간임을 알기에 알아서 얼굴을 보여줄 텐데. 너는 없겠지. 길가에 예쁘게 피어있는 나팔꽃 보고 웃으며 조용히 인사할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