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하게 만드는 사람들

2022.05.30

by 오름차차

돌아가는 길을 공허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 사람, 다른 사람에 대해 좋지 않게 이야기하는 사람, 가치관이 달라 말할 때마다 피곤해지는 사람, 매사 경쟁적인 사람. 그들을 만나고 집으로 가는 길은 유난히 길다.



하지만 이런 마음이 생긴다고 그런 인연마다 정리한다면 주변에 아주 적은 사람들만 남게 될 것이다. 소수만 남을까 두려워 의미 없는 만남을 이어가라는 것은 아니다. 주변 사람이 중요하다는 말을 접할 때마다 관계를 정리하는 것은 너무 극단적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어가야 하는 관계가 있고 그럼에도 이어가고 싶은 인연이 있음을 받아들이고 방법을 바꿔보자. 관계를 아예 끊기보다 나의 상황, 상대방의 캐릭터, 그동안의 관계를 생각해서 각각 다르게 대하고 마지막 노력을 해보자.



공허하다고 바로 관계를 단절하기보다 만남과 연락의 횟수를 줄이자. 자주 연락하고 보는 대신 오랜만에 보더라도 밝게 맞아주고 즐거운 이야기만 나누자. 만나서 매번 하던 카페 가고 같이 식사하는 것 대신 원데이 클래스를 같이 가보거나 자연 속으로 가보자. 만나는 장소가 바뀌고 만나서 하는 일이 바뀌면 대화 주제도 바뀌고 태도도 바뀐다.


위험한 버튼은 누르지 말고 피하자.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는 말을 듣자마자 그 일이 안 되는 이유를 다섯 가지쯤 앉은자리에서 말할 수 있는 부정적인 사람에게 굳이 지금 무얼 하고 있는지 공유할 필요는 없다. 가치관이 다른 사람이라면 관련 주제 대신 다른 화제로 돌리면 된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많이 하는 사람이라면 동조하지말고 바로 다른 화제로 돌리자. 경쟁적인 사람이라면 나부터 경쟁에서 벗어나 상대에게 잘 된 일은 기꺼이 축하해주자. 상대방은 내 인생의 치어리더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나한테 생긴 좋은 일을 너무 자랑하지 말자.



그럼에도 관계가 달라지지 않고 여전히 공허하다면 외로움을 받아들이자. 시절인연이 있음을, 이번 인연은 시절인연이었음을 인정하자. 대신 갑자기 잠수를 타며 관계를 끊거나 이제까지 쌓인 감정을 해소하겠다고 퍼붓지 말고 서서히 멀어지자. 그 시절의 좋은 추억은 남길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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