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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름차차 Jul 12. 2022

프리랜서도 월요병에 시달릴까?

2022.07.12

회사에 다닐 때, 이상하게도 일요일 저녁만 되면 마음이 가라앉았다. 어떨 때는 불안감을 느낄 정도였다. 학교에 다닐 때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월요일에 수업이 없었는데도 그랬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평일에는 일하고 학교에 가야 한다는 공식적인 약속이 전제되었기 때문이다. 



프리랜서가 되면 월요병에 시달리지 않을까 궁금했던 적이 있다. 프리랜서가 된 지금, 궁금증은 사라졌다. 프리랜서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월요병에 시달린다. 일요일 밤부터 월요일 오후까지 진행되는 정의하기 어려운 불안하고 불편한, 동시에 하기 싫은 감정이 주기적으로 나타난다.



진지하게 궁금했다. 왜 여전히 월요병에 시달리는지.

프리랜서지만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평일에 일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마감은 평일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둘째, 평일 주간에 일하고 야간과 주말은 규칙적으로 쉬는 업무 사이클을 만드는 것이 육체적, 정신적, 정서적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된다. 셋째, 평일에 매일 마감해야 하는 업무가 2개나 된다. 하나는 스스로와의 약속인 브런치 포스팅. 다른 하나는 주 5회 업로드하기로 계약한 원고 마감. 세이브 원고 없이 사는 하루살이 프리랜서라서 더 혹독하게 월요병에 시달리고 있다.



해결방안 역시 진지하게 고민했다. 평일에 일하는 사람들과 스케줄을 맞춰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니 무리하게 평일에 쉬는 날을 만들지 말고 남들 쉴 때 쉬어야 한다. 개인적인 마감도 평일로 정해야 주말에 쉴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건강한 루틴을 외치면서 새벽 1시 반에 브런치를 쓰는 이 모순적인 습관부터 바꿔야 한다. 하루의 마지막 일과를 브런치 작성으로 삼다 보니 하루 업무 마감이 계속 늦어졌다. 당장 이번 주부터 이것부터 바꾸어 나갈 생각이다. 세이브 원고를 만들기 위해 하루 1.5편 쓰기에 돌입해야겠다. 



마지막으로 일요일에 온전히 쉬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월요병을 치료하는 유일한 길은 일요일 저녁부터 일을 하든 공부를 하든 평일의 일과를 당겨오는 방법뿐이라는 누군가의 조언이 떠오른다. 당시에는 결코 동의하지 못했다. 하지만 몇 주 동안 극심한 월요병에 시 달리고 나니 차라리 일요일 밤부터 일을 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안정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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