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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름차차 Aug 19. 2022

끝내 자신의 경로를 이동시키는 사람들

2022.08.18

당장 행복해지기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시간이 나면 바로 영화관으로 향한다. 그렇게 <한산> 4DX를 봤고 <탑건>은 용아맥, 용포디, 남돌비 등 특별관을 돌아가며 관람했다. 이번에 본 영화는 <헌트>였다. 휴가 시즌이 지난 평일 낮 영화관은 한산했다. 일명 남돌비라 불리는 남양주 돌비 영화관에서 큰 스크린의 압박을 즐기며 앞줄에 앉아 액션의 사운드와 영상을 온몸으로 받으며 관람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정재 감독을 떠올렸다. 



그는 초고의 판권을 구매해서 4년 동안 대본을 고쳤다. 그 대본은 결국 그의 연출 데뷔작이 되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나도 모르게 이정재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검색했다. 초고를 고치는 4년 동안 배우로 출연한 영화와 드라마 필모를 검색하였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사바하>, <오징어게임>에 출연하였다. 중간중간 각종 영화제와 <오징어게임> 홍보, 해외 일정을 소화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본을 고치고 또 고쳤다. 초고를 크게 네 번 정도 고쳤으니 자신만의 4고가 나온 것이다. 바빠서, 시간이 없어서 글을 못 쓴다는 말은 그 앞에서 하지 못할 것이다. 



자신이 꿈꾸었던 일을 끝내 해내는 소수의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핑계를 대지 않는다. 미루지 않는다. 조금씩이라도 자신의 경로를 꿈에 맞추고 전진해나간다. 피곤할 날에도, 거절당한 날에도,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좌절한 날에도, 하기 싫은 날에도, 어떻게 앞으로 나가야 할지 모르는 날에도 그는 컴퓨터를 켜고 글을 썼을 것이다. 그 장면이 생생하게 보였다. 영화보다 그의 분투와 하루하루가 더 감동적이었다. 



신인감독의 빛나는 첫 작품을 보며 다짐했다. 나도 하루하루를 쌓아가겠다고. 지쳐도 다시 일어나겠다고 끝내 경로를 이동시키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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