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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름차차 Oct 01. 2022

일단 자리에 다시 앉기

2022.09.29


웹소설 마감을 앞두고 몰아서 글을 쓰고 있었다. 공모전 최종심 전화가 이미 돌았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심장이 툭하고 떨어져 데굴데굴 굴러갔다.



쓰던 회차를 마무리하고 거실로 나가 대자로 누웠다. 더 이상 책상에 앉아있을 힘이 없었다. 뒹굴거리지도 않고 그냥 천장만 바라보았다.



천장을 오랫동안  때마다 생각한다. 원하는  이룬 사람은 천장을 이토록 오래 보고 않겠구나. 천장은 남겨진 자들의 것이니 오랫동안 바라보지 말아야겠다 다짐하곤 했다. 천장을 보지 않으려고 모로 누웠다. 벽을 보고 소파를 보고 그렇게 주위를 둘러봤다.



빨리  결승선을 통과하고 싶었는데 결승선이 뒤로 훌쩍 미뤄진  같았다. 끝이 나올 때까지 계속 뛰어야 하다니... 숨이 차 갑자기 멈춰 섰다.



  하는 걸까. 꿈뻑꿈뻑 눈을 감았다 떴다.  지금 웹소설을 쓰고 있을 때인가. 주력하고 싶은 매체 원고에 힘써야 하는  아닐까. 회귀해서 비누 만들고 있을 때인가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졌다. 연재를 마무리하고 영상화할  있는, 현대 배경의 웹소설 연재를 시작할까. IP 내가 갖고 영상화 제안이 오면 대본도 내가 쓰는 조건으로 판권을 넘길까.



생각을 접었다 펼쳤다 다시 접었다 종이 접듯 마음이 왔다 갔다 했다. 그렇게  거실에 늘어져 있는데, 스터디원에게 연락이 왔다. 더 독하게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하는 메시지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시 방으로 들어가 책상에 앉아 캠스터디에 들어갔다. 스터디원 3명은 각자 웹캠으로 책상 영상을 실시간으로 올렸다. 타닥타닥 소리 없이 타자 치는 세 개의 영상이 켜졌다.



이런 날 책상에 다시 앉아 일하고 공부하면 끝내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다. 좌절 금지. 자기 연민 금지. 일단 자리에 다시 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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