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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름차차 Aug 10. 2021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얼굴: 나의 얼굴>


혼자가 편한 사람들



사람을 만나는 것도 연애를 하는 것도 부담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2030세대를 대상으로  조사에서도 자발적으로 아웃사이더 생활을 한다는 답변이  이상입니다.
취업준비생의 68.4%, 직장인의 60.3%, 대학생의 58.1% 혼자 지내는 삶을 택하고 있습니다
(잡코리아 2020 조사).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고 혼자 다니는  편해, 대인관계에 지쳐, 우리는 혼자있기를 원합니다.  

 그림책의 주인공도 마찬가지입니다.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 『얼굴: 나의 얼굴』,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中



제목: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기획: 송샘 ㅣ글: 김윤희 ㅣ그림: 이은지
출판: 오월의 얼굴



클라이밍을 즐기던 주인공은 어느 날,

경로를 잃어버립니다.  


삶에서도 사람들 사이에서도 경로를 잃고 혼자의 삶에 익숙해집니다.


혼자 전시회를 다니고, 캠핑을 가고...

충만하고 자아실현적인 삶이지만..

동굴에서 다시 나오고 싶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렇게  사람의 여정이 시작됩니다. 스스로를 치유하고 돌아보며 시작되는  여정의 끝은 어떤 모습일까요.



내가 완성될수록 누군가를
만나는 일은 더 어려워졌다



ⓒ 『얼굴: 나의 얼굴』,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中




▼ 글작가 김윤희
*Brunch: https://brunch.co.kr/@yoonheekim9



 사람에 치이지 않는 혼자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데 저도 그중 하나입니다. 관태기(관계와 권태기의 합성어)인지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지쳐 피했고, 내적 갈등이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내용이 지금보다  어두웠습니다. 뭔가 희망적으로 그리고 싶어도  스스로가 그렇지 않으니  안됐죠. 그런데 그림책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치유를 받았고, 오히려 이것이 저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독자에게는  솔직하게 다가올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전환점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야기를 쓰며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닿기 위해 간접적으로 표현했는데 오히려   진솔하게 드러내니 공감도, 이해도 이끌어낼  있었어요. 그리고 흑백 그림책으로서 해볼  있는 다양한 실험들을 시도하였습니다. 글을 쓰면서  자신과 지나온 과정을 그리고 인연들을 되돌아볼  있었습니다. 그래도  사랑해  사람들이 있었구나, 나도  부족했구나 하고 반성하게 해주었습니다. 앞으로는 걱정과 후회 없이 현재의, 사람들과의 즐거움을 만끽하려고 합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이전보다  인간 본성과 심리, 관계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앞으로는 인지 심리와 정신분석, 철학에 대한 기반을 다질 예정입니다. 또한  경험과 이야기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사람들과 함께할 겁니다.

 이야기를 통해 연애와 인간관계로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혹시 회피형 인간을 겪으며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약간의 설명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그림작가 이은지 
*인스타:@yulbamm

https://www.instargram.com/____eunji____



   저는 이 작품을 작업하며 인간관계(연애)에서 회피에 관해 이야기한 부분이 공감이 갔습니다. 인간관계에 대해 아직 서툰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성장해가는 주인공을 보면서 대신 위로를 받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맨 마지막 페이지의 그림이 제일 인상 깊습니다. 글작가님께서 주신 아이디어를 콘티로 작업했는데  사람 사이에서 주인공이 성장한 모습을 그래프처럼  이미지를 그려내는 부분이 정말 마음에 들었었습니다. 유독 즐겁게 술술 그렸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그림을 그리면서 연출하고 싶었던 부분은 주인공의 입을 굳이 그리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주인공의 심리를 세심하게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입의 모양이나 입의 표정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지금 주인공은 이런 감정이야' 하며 주인공의 감정을 주입시키고 싶지 않았습니다. 입이 없는 주인공을 보고 글을 보고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주인공에게 녹아들어 주인공이 어떤 감정일지 상상하며 봐주셨으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또 기회가 된다면,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또 작업해보고 싶어요. 독자분들께 공감이 되고 지친 일상 속 작은 즐거움도 되고 위로도 되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기획자 송샘
*Brunch: https://brunch.co.kr/@oruemwritee


 
 그림책은 덜어내는 작업 같습니다.  빈 공간을 주고  그 공간을 독자가 상상하고 채울 수 있도록 글과 그림을 계속 줄여나갔습니다.  보는 사람의 감정과 상황에 따라, 누구인지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도록 해석의 공간도 넓게 작업하고자 했습니다. 글작가로 작업할 때에는 제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 세계를 펼쳐 보이는 작업에 집중했다면 기획자로서는 그림이 보여주는 공간, 글이 담아내는 공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덜어내고 다듬는 일을 했습니다.

 이 작품에서 내가 완성될수록 누군가를 만나는 일은 어려워졌다는 문장이 계속 마음에 남아있습니다. 혼자서의 삶을 충실하게 보내며 열심히 일하고 공연과 전시회를 다녀오고 취미생활을 할수록 오히려 사람을 만나는 게 어렵다는 그 역설에 공감했기 때문에 그 장면의 페이지를 볼 때마다 멈춰서 계속 바라보게 됩니다.  

 주인공의 여정을 함께하며 제가 치유받았습니다. 혼자서 충실하게 보내는 주인공이 오히려 자유롭게 느껴질 때가 있었는데, 그 때도 전환점 이후도 모두 그 사람이 선택한 온전한 것이라면 언제든 우리는 그대로 충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월의 얼굴 출판사

(인스타그램 @face_of_may_publisher)


<얼굴: 나의 얼굴>
흑백 옴니버스 그림책, 첫 번째 이야기
 
동굴 속 얼굴,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95878499?OzSran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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