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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름차차 Feb 22. 2022

꿈의 지도를 그리는 법

2022.02.22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찾으면 이 불안이 멈출까요?

후배와 오랜만에 통화했다. 지금 자신이 무얼 하는지,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고 불안하다며 상담을 요청해왔다. 무엇인가 한다면 당장의 불안은 잊어버릴 수 있지만 그것으로는 인생이 크게 바뀌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해주었다.


직접 눈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먼 곳에 사는 후배와 직접 만나기 어려워 다음으로 미루지 말고 지금 이야기 하자고 마음먹었다.


이상한 소리 같겠지만, 가장 이상적인 버전,
최고 버전의 너는 어떤 모습이야?
거기서 넌 뭘 하고 있어?



후배는 당황하지 않았다.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감정적으로 고조되어있던 통화 초반과 달리, 후배는 이내 차분해졌다. 최고 버전의 자신이라는 질문을 받고 골똘히 생각했다. 답변을 기다리며 말을 이었다.



현실적으로 생각하지 마.

가장 원대하게 상상해야 해.

현실이 어떻다- 이런 생각 다 지우고 그냥 네가 가장 되고 싶은 사람, 가장 하고 싶은 일, 최고 버전의 네가 하는 그 일이 무엇인지 떠올려봐. 지금 단계에서는 가장 원대하게 상상하는 게 제일 중요해.


부자가 되는 것 말고. 부자는 모든 사람이 바라는 거야. 최고 버전의 너라면 당연히 부자일 거야. 풍요로운 부를 세밀하게 상상하는 것은 좋은 일이야. 그런데 거기에서 그치면 안 돼. 그저 부자가 되는 상상 말고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 부자가 되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상상해봐.


N성향이 강한 그녀는, 야망이 큰 그녀는 자신의 원대한 미래를 나에게 들려주었다. 내 눈에도 그녀가 상상한 장면이 펼쳐졌다.



이제 지도를 그리자

네가 상상력이 풍부할수록, 장면은 구체적이겠지만 그만큼 현재와 멀리 떨어져 있을 거야. 상상력이 좋을수록 현재에서 가장 먼 미래를 상상해내거든. 근데 현재에서 그 미래로 바로 가는 텔레포트는 없어. 순간이동은 불가능해. 가는 길을 단축하고 시간을 줄일 수 있지만. 중간 기착지 없는 먼 미래는 흩어지는 상상에 그칠 뿐이야.


그녀가 중간 기착지 한 곳을 떠올렸다. 내가 그 중간 기착지로 가기 위한 중간지점을 몇 개 말해주었다. 다른 길(대안)도 함께 고민했다. 그렇게 우리는 계속 계단을 내려왔다. 도착지에서부터 역으로 내려오는 계단들. 나는 그녀의 창업 계획을 함께 설계했다.


그 계단을 오르기 위해 올해 해야 하는 일을 만다라트 계획표에 작성해봐. '만다라트 계획표 pdf' 이렇게 구글링 하면 무료 pdf 파일 찾을 수 있을 거야.


ⓒ 출처: https://m.blog.naver.com/dnwldn22/221757891043


만다라트를 매일 보고 실행하자

가장 가운데 칸은 최고 버전의 너를 한 문장 혹은 문구로 적고 그곳에 도달하기 위한 중간 기착지 8개를 써.

그리고 각각 8개 기착지를 가기 위한 방법을 써 봐. 민망하지만 내가 쓴 만다라트도 함께 보낼게. 그걸 보면 어떻게 작성해야 할지 감이 잡힐 거야. 넌 너만의 도착지와 기착지가 있으니 다르게 써야겠지만.


그리고 매일 만다라트를 봐야 해. 네가 생생하게 상상한 네 모습을 떠올리면서 네가 적은 것을 실행해.


불안해서 아무 일이나 하는 게 아니라 네가 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일을 해.



그곳으로 가는 여정,

듣는 사람이 당혹스러울 정도로 뻔뻔해지자

무슨 일에 도전할 때,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 가장 좋은 모습으로 그것을 이루어낸 나를 상상하곤 했다. 혼자 일 할 때보다 사람들과 같이 일할 때, 특히 더 그랬다. 나는 너무도 뻔뻔하게 가장 좋은 버전을 말했다. 첫술을 뜨자고 모인 사람들 앞에서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삼삼오오 프로젝트 100팀이 모여있는 오리엔테이션 현장에서, 우리 팀원들에게 말했다. 여기서 우리가 1등 할 거야. 사실 이 말을 하면서 나는 내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이렇게 말해놓고 못하면 어떡하지. 우리는 결국 1등 장관상을 받았다.


해외기관에서 펀딩을 받아올 때도 그랬다. 단체를 설립한  얼마 되지 않아 성과가 거의 없는데도 인터뷰 자리에서 나는 뻔뻔하게 상대방눈을 마주치며 모두   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시간으로 다시 돌아가 나를 말리고 싶을 정도로 힘든 순간이 많았다. 역시 이번에도 프로젝트 도중 사라진 사람들이 생기고 남은 사람들은  와중에 갈등했다. 하지만 결국  테이블에서 말했던 모든 프로그램을 완수했다.


다른 프로젝트를 할 때도 그랬다. 우리는 책을 출간할 거예요. 그런데 책 출간에서 그치지 않을 겁니다. 해외 시상식에도 출품하고 이 책을 수출해서 다른 나라 독자들이 읽게 만들 겁니다. 한 번도 그림책을 출간해보지 않은 작가와 기획자를 모아놓고 난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를 하듯 말했다. 당황하는 몇몇의 눈동자를 보며 나는 또다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도착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단 한 명만 있어도 결국 도착한다.

가장 원대하게 꿈꿀수록 그것을 이루는 경우가 많았다. 사람들이 당혹스러워할 정도로 뻔뻔하게 당연하게 믿고 행동하면 이루어졌다.


가장 원대하게 꿈꾸자. 갈 수 있는 지도를 그리자. 그리고 함께 가는 사람에게 뻔뻔하게 말하자. 우리는 반드시 저곳에 도착한다고. 그리고 지도를 보며 나아가자. 하기 싫어도, 실망해도, 지쳐도, 사람들이 사라져도 그 지도의 경로를 따라 걸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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