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01
원천 스토리 한 편으로 소설, 웹소설, 웹툰, 영상까지 다양한 매체로 세계관을 확장해 2차 저작물이 나오다 보니 스토리와 세계관에 대한 가치가 더 높아지고 있다. 업계의 수요가 달라지고 있음을 공모전의 변화를 통해 깨닫고 있다.
과거와 달리 공모전의 장르와 소재가 다양해졌다. 소설, 시나리오 등 매체별로 모집하던 과거와 달리 스토리 원천에 대한 공모전도 그 규모를 키워가며 모집 중이다. 스토리 원천에 대한 수요가 워낙 많다 보니 심지어 미완성작 원고를 모집하는 공모전도 늘고 있다.
글로벌 OTT 확산과 한국 콘텐츠의 약진으로 월별로 공모전이 쌓여간다. 문화콘텐츠 제작자만 스토리를 찾는 것이 아니다. 메타버스 세계관을 구축하기 위해 NFT 제작사도 스토리 작가를 발굴하는 중이다. 관계자의 표현에 따르면 모든 촉수를 동원해 스토리, 소재, 작가를 찾고 있다. 미완성 원고라도, 바로 프로작가로 활동하기 어려운 작가 지망생이라도 소재와 아이디어만 좋으면 시스템으로 키워낼 수 있기 때문에 업계는 가리지 않고 미래 소재, 미래 작가를 찾아다니고 있다.
어떤 마이너 한 취향이라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면 시장이 된다. 예산을 고려해서 스토리를 써야 한다던 이전 시대의 각종 제약은 이미 사라지기 시작했다. 무엇이든 기술로 구현해낼 수 있으니 예산이나 소재를 신경 쓰지 말고 마음껏 더 크게, 특이하게 상상하라고 요구한다.
지상파나 JTBC, CJ오펜 등 방송국이 주최한 대본 공모전 외에도 제작사가 직접 공모하는 ott 시리즈물 대본 공모전이 늘고 있다. 방송국 공모전과 달리 다양한 형식의 드라마 제작을 염두에 둔다. 미드 폼, 롱폼으로 나눠 모집하고 소재와 장르를 공모 단계부터 명확히 정해놓는 경우도 많다.
2049 여성을 타깃으로 했던 기존 드라마 시장과 달리 ott가 남성 시장을 발굴해내면서 적극적으로 남성 시청자를 타깃으로 한 누아르, 액션 장르물, 소재를 모집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마이너 한 장르라고 여겨졌던 공포, sf 장르도 적극적으로 공모전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집되는 중이다.
NFT 개발회사가 게임 스토리 작가를 모집하고 있다. 아예 작가 개발원, 작가 협회 등과 협약을 맺고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중이다.
이미 메타버스 세계의 생산자가 된 이종범 작가는 신대륙의 해안선을 발견한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를 발견하고, 확장시키고 만들고 있다.
스토리 원천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고 OSMU(one source multi use)를 고민했지만 메타버스까지 생각하지 못했다. 메타버스와 NFT가 투자처로 부상하면서 이에 대해 재테크 개념으로 접근하던 중이었다. 스토리 작가로 내 스토리 원천을 세상에 판매하길 원하면서 시대 흐름에는 너무 무심했다. 신대륙 해안에 다다른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 나는 여전히 구대륙에서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신대륙을 발견했다는 소식만 전해 듣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어제 마감 2개를 마치고 오늘 하루 종일 메타버스, NFT 강연을 찾아 시청했다. 지난주 토요일 한국 콘텐츠 진흥원이 주최한 Alice:con을 신청만 해두고 마감 핑계로 제대로 된 시청을 미루고 있었는데 주말 내내 제대로 공부해볼 생각이다.
* Alice:Con 유튜브 링크: https://youtu.be/GmTwtFtDXQ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