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게세에서 읽는 시 10
강윤미
당신은 이마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는 당신이 즐겨 듣는 에릭 사티를 떠올린다
당신은 산이 좋다고 말한다
나는 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려다 만다
커피의 맛은 다르다
당신과 나는 번갈아가며 서로의 머그잔을 들여다 본다
점점 더 같아지는 머그잔의 무게를
다른 무게감으로 들고 있다
이름을 묻지 않는 당신
나는 이름을 묻지 않는 당신의 이름을 궁금해 하지 않는다
당신은 머그잔이 이상형이라고 내게 귀띔한다
머그잔에 달린 귀가 당나귀와 닮아 있다고
나는 이해한다
당신의 오해는 나의 이해와 결코 잘 통한다
시계는 시간을 잊고 환하게 웃는다
같은 계절에 앉아 수시로 계절을 바꾼다
미래와 과거 중 무엇을 숭배하느냐고 묻는 당신에게
나의 이상향은 당신으로 인해 더욱 깊어질 것이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