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아이들과 머핀을 만들었다. 밀가루 반죽과 계란과 초코칩을 넣은 초코 머핀. 이사 와서 좋았던 점 중에 하나는 오븐이 부엌에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베이킹이라는 것은 아주 먼 친척의 이야기쯤이라고 생각하며 지내왔던 내게, 집에 턱 하니 선물처럼 있던 오븐을 서랍으로 쓰기엔 조금 미안한 일일 것 같았다.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초코쿠키 만들기, 머핀 만들기 등을 사서 해보았다. 대단한 베이킹 지식이 없어도 가능한 아주 간단하고 간편한 만들기 키트였다. 오븐의 불이 깜빡 켜졌다 꺼졌다 돌아가는 동안 익어가는 쿠키와 머핀. 다 되어가고 있다고 알려주는 쿠키와 머핀의 인사. 마지막에 오븐의 문을 열었을 때 확 피어오르는 봉긋한 냄새. 나도 신났고 아이들도 신났다. 아이들은 볼에 반죽과 계란과 우유 등을 넣고 젓고 모양 틀로 쿠키 모양을 만들고 머핀 틀에 반죽을 넣는 그 일련의 행사를 즐거워한다. 아이들은 맛나게 먹고, 나는 하늘이라는 볼에서 무언가가 만들어지려고 옴짝달싹 중인 구름을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