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는 보라빛 나팔꽃이 활짝 피고
이슬이 촉촉히 젖은 마당 잔디밭을
맨발로 걸어 나가
어는 날은 잘 익은 토마토 하나,
어느 날은 블루베리 몇 알을 따고
어느 날은 로즈마리나 민트를 뜯어 차를 끓인다.
어설픈 농부가 거름도 하지 않은 채
제먹대로 자란 무화과 나무에
성글게 맺힌 무화과.
언제든 몇 발짝만 나가면
나무가 그득그득한 숲속으로
발길을 옮길 수 있는 곳.
이른 아침의 안개 속
차분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마음으로는 매일 그렇게
나만의 정원으로 들어선다.
지금은 아파트 베란다 텃밭을 가꿔나가고 있지만,
언젠가는 나만의 정원이 있는
그 집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