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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한지혜 Sep 05. 2020

나만의 정원


이른 아침에는 보라빛 나팔꽃이 활짝 피고

이슬이 촉촉히 젖은 마당 잔디밭을

맨발로 걸어 나가


어는 날은 잘 익은 토마토 하나,

어느 날은 블루베리 몇 알을 따고

어느 날은 로즈마리나 민트를 뜯어 차를 끓인다.


어설픈 농부가 거름도 하지 않은 채

제먹대로 자란 무화과 나무에

성글게 맺힌 무화과.


언제든 몇 발짝만 나가면

나무가 그득그득한 숲속으로

발길을 옮길 수 있는 곳.


이른 아침의 안개 속

차분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마음으로는 매일 그렇게

나만의 정원으로 들어선다.


지금은 아파트 베란다 텃밭을 가꿔나가고 있지만,


언젠가는 나만의 정원이 있는

그 집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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