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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한지혜 Aug 02. 2021

엄마. 빵 한 가방.

   마음을 다 이제 정신을 차린다.


마음  쪽으로 밀어두었던 엄마 인생이 

 인생에 겹친  일이었다.

근 몇 년 동안 평온했는데!

일이 조금 힘든 것 빼고

나 스스로  인생만큼은 

완벽하게 지키고 있다 생각했는데!


자만이었다.


또다시 가족이라는 그림자가 

 인생에 일렁였고, 나는 휘청거렸다.  


 로써 마음을 다잡고 

다시  인생으로 돌아가려 한다.


월요일 점심을 먹고 열일하고 있는데 

엄마에게 갑자기 카톡이 온다.

2시 기차표를 사서 보내달라는 메시지다.

심상찮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두말 않고 기차표를 사서 보냈다.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엄마가 갑자기 이런 부탁을 하는 경우는 

 하나이기 때문이다.

아빠가 술에 취해 시위 중인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아빠의 모습 대부분이기 때문에 

머릿 속에 딱 그려진다.

 모습이 전혀 놀랍지 않다.


이유가 없다. 아니,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우리 가족 누구도 

 이유를 궁금해하지 않는다.

솔직히 궁금해할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은 기분이다.


그나마 아빠가 점점 연세가 들어가고,

나이 칠십이 넘은 지금은 이런 경우가  달에   정도 또는 그보다 드물다.

과거에는 매일이다시피 했으니까.


그나마 다행이지만, 엄마에게는 어쩌면

그렇때문에  힘든 일일지 모른다.

칠십이   지금도  꼴을  번씩은 보아 넘겨야 하는 현실이  것이다.


회사 마치는 시간에 엄마를 모시고 집으로 왔다.

엄마는 집에서 짐가방을 매고 기차역에서 

대전에서 유명빵집빵을  가방을 사오셨다.


엄마는 별로 빵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먹어봐야 많이 먹지 않는다는 걸 엄마도 안다.

하지만 빵이 너무 많다.

실제로 일주일 뒤에 엄마가 돌아갈 때까지

 먹지도 못했다.


그냥 오기 민망했던 것이다.


엄마는   가방으로 민망한 마음을 숨겼다.

빵 한 가방에 엄마 마음이 기댄 것이다.


엄마는 자존심이 세고 자아가 강한 사람이다.

내가 그런 엄마를 많이 닮았다.


딸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혹은 딸이 엄마 말에 맞장구치며 

아빠 욕을 거들어 주더라도.

엄마는 속이 상하고 민망했을 것이다.


칠십이 다 된 나이에 술에 취해 꼬장부리는 남편을 피해 딸 집에 피신 온 자신의 모습이.


일주일 뒤쯤 집으로 돌아갈 때 엄마는,

“아빠 또 꼬라지 피우면 또 딸집으로 피신오께.

아들만 낳고 딸 안 낳았으면 어쩔뻔 했나 몰라.” 라고 유머로 무마한다.

나도 웃으며 인사한다.

엄마가 가는 뒷모습을 한참 바라 봤다.


아직도 빵 한 가방이 그대로 남았다.


엄마가 남기고 간 빵을 냉동실에 넣고

두고두고 먹었다.

일상으로 천천히 돌아가고 있었다.


엄마의 삶이 내 삶에서 영원히

얼마만큼은 포개어져 있다.


나는 그저 엄마의 인생이 그냥

죽고 싶은 인생은 어니었으면 좋겠어.

가족의 그림자가 때로는 버거워도


엄마가 사온   가방 
두고두고 먹으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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