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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한지혜 Aug 11. 2021

맛집의 비밀

오늘, 나보다 9 정도 후배가 말했다.


팀장님 좀 멋지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생각이 많습니다.
팀장님처럼 어디에서든 일하고 싶어하고,
대체불가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내가 꼭 그런 사람인지는 차치하고라도,

후배에게 내가 그런 사람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지금  직책은 방대한 업무량으로 인해

이 직책을 맡을 수 있는 연차의 많은 사람들이

일단 기피하는 직책이다.

그래서 1 이상  직책을 맡은 사람없다.


물론 직책을 잘 해내고 나면 인정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런 만큼 직책을 잘 못 해낼 가능성도 높다.

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을 가능성도 많다.


위험부담은 있지만, 그만큼 얻는 것이 큰 것이다.

사실 막상 해보니 버거웠다.   내려고 해도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이 꽤 많았다.


하지만 절반 정도를 지나온 지금,

큰 과오를 저지르지 않았고,

그래서 괜찮게 해내고 있다고 자평한다.


아니, 내 브런치니까,

솔직히 말하면 “  괜찮은듯하며 뿌듯해했다.


하나하나 어려움을 격파했고,
자주 자기효용감을 느꼈다.
그런 자기효용감들은
자존감으로 차곡차곡 쌓였다.



게다가 최근에는  힘있고, 매력 있는 자리를

제안받았다. 지금껏 해왔던 일을 더 발전 시키고,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자리여서 나도 옮기기를 희망했다.


지금 직책도 어려운 부분들을 감당하고 있기 때문에 갑자기 빠지면 조직이나 동료들곤란해진다. 그런 면에서 지금 있는 부서장님은 나에게 도움될 자리인줄 알지만 안 갔으면 하기도 하셨다.


이런 상황에서 후배가 보기에는 

저기서는 오라하고 여기서는 가지마라하는 대체불가한 사람으로 보였던 모양이다.


 년만에 만난 공들여 키우고 싶은 후배였다.

똘똘하고 일머리 있고, 열의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다만 선배나 상급자의 감정에 공감  하고,

모두에게 친절하고 다정하려고 애쓰고,

자기 주관이 없지는 않은데,

주관을 언제 어떻게 밝혀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일 시작한지  1 정도이니 그럴 때이기도 하다.


이런 후배여서인지 이 후배의 에 신이 나서

고생해서 얻은 내 경험을 공유했다.


직장생활 9년차. 나름 깨달은 비법.


저 집은 정말 맛있는데 엄청 불친절해



맛집은 불친절하다는 말을 종종 한다.

맛집에 가면 반찬 그릇 던지듯 놓고,

직원은 불러도 오지 않고 직원이 오고 싶을 때 온다.

사장은 욕쟁인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맛있는 한 그릇을 먹고 돌아나오면

불친절은 완전 잊혀지고, 또 방문하게 된다.


“맛도 없고 불친절해.”

이런 집은 사실 다시는 안 간다.


그나마 맛은 없어도 친절한 식당은 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근처에 불친절하지만 맛집이 있으면

그리로 간다.


결국 식당은 맛이다.

식당의 본질 = 맛


친절도 좋고 다 좋지만, 일단은 맛이다.

사실 나는 식당이 맛있으면 친절할 필요가 없다.

맛과 친절 모두 하면 좋겠지만, 사실 맛만 있어도 된다. 아니, 맛이 최최최우선이다.


직장생활도 마찬가지이다.

일을 잘해서 실력이 있으면,

과중한 요구에 거절을 못해 쩔쩔 매고

불쾌한 소리를 듣고도 꾹꾹 참을 필요가 없다.


직장인의 본질 = 실력


자랑할 건 아니지만 나는 사실

회사에서 “까칠한 후배, 무서운 선배”로 되어 있다.

하지만 일에 관해서는 나에게 별 말을 하지 않는다.


나는 사실 친절까지 할 자신은 없었다.


일이 너무 많고 그래서 바빴고,

일을 정확하게 하는 것이 너무 중요했다.

때로는 친절하려고 일이 잘못되어 가는 걸 두고 볼 수가 없었다.


후배에게  가지만 말해줬다.

우선, 실력 있는 사람이 되라고.

실력 외에 나머지도 안 중요한 건 아니지만,


일단 “실력”이라고.


그렇다면 실력 있는 사람이 되려면?

일을 두려워 하지 말라고.

일이 많은 곳을 찾아 가라고.

분명히 배울 것이 있으니, 한창 미친듯이

 닥친 일을 쳐내고 나면 


실력 있는 불친절한 사람이
되어 있을 거라고.


직장에서 윗사람에게 친절하고 다정한 태도로 대해 승부를 보려는 사람도 있다.

실력을 쌓는 것보다 훨씬 쉬운 방법이지만,

어려운 상황이 오면 의미 없어지는 방법이다.


나는 아끼는 후배가

실력 있는 불친절한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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