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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나루 Apr 27. 2021

살기 위한 몸부림 2

일상 입원기

입원할 때마다 느끼는 일이지만 항상 가장 힘들고 피할 수 없는 일이 정맥 혈관을 잡는 일이다.

게다가 몸에 빼곡하게 쌓여있던 약을 씻어내야 하는 생리 식염수와 리도카인 희석액이 들어가야 하는 라인은 반드시 잡아야 했고 하루에도 몇 번씩  혈액 검사를 해야 하는 라인 따로 잡아야 했으며 두통이 심해질 때 들어가는 약물인 마그네슘 투여해야 하는 라인이 한 군데가 더 필요했었다.


난 오른쪽 날게 뼈 부근부터 손가락까지 crps가 된 이후론 왼쪽 팔로만 주사 라인을 잡을 수밖에 없게 돼 버렸다.

나는 가뜩이나 얇고 잘 숨으며 어쩌다 주사 바늘을 넣었다 해도 십중 약물을 넣기만 해도 터지는 여리디 여리고 아빠진(통증이 뭔지  좀 아는) 혈관을 가진 I.V.line 팀의 유명한 골칫덩어리 환자이다. 

게다가 이미 시술을 받느라 가능한 혈관은 어느 정도 사용한 걸로 보여 나나 정맥 주사팀이나 고난의 길이 될 것임이 명약관화한 일이었다.

어차피 할 고생! 미리 상의를 하여 왼쪽 팔에서 두세 번 만에 성공을 하지 못하면 더 고생하지 않고 오른쪽 다리에 정맥 라인을 잡기로 미리 약속을 하였다. (왼쪽 다리도 발목 수술후에 crps 진단을 받아 오른 쪽 다리 혈관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정말 만에 하나, 천에 하나 그도 실패하면 이마에서 혈관을 찾기로 얘기를 해두었다.


사실 이렇게 까지 혈관에 대해 걱정하는 건 워낙 한 번에 투여하는 약의 양이 일단 너무 많고, 기존에 먹던 처방된 모든 종류의 진정제, 안정제,

마약 진통제 등을 중단하고 실행하는 치료 이기 때문에 돌발 태가 생기는 것에 대비한 것도 있어야 했다.

그리고 두통 진통제 대신 투약했던 마그네슘 주사약이 혈관통이 심해 그 주사만 맞으면 꼭 혈관이 못 견디고 터져 버렸기 문이었다.




Wash out을 시작하면 처음 하루, 이틀에 힘든 고비를 많이 겪게 된다.

평상시 겪는 통증과 고통의 강도와 시간은 다를 바가 없는데 소량의 마취제를 희석한 약물만 주입한 채 모든 통증을 통제하며 극심한 두통 시엔 마그네슘 주사를, 구토시엔 구토 방지제를,

crps 통증 시엔 마약 진통제나 모르핀 대신 신경 안정제를 투여하며 모든 통증과 싸우며 참아야 다.

밥을 먹지 않는 시간에는 수시로 생겨나는 통증을 참느라 이를 악물어야 했고 큰돈을 들여 간신히 보수해 놓은 이가 다시 부서 지기라도 할까 싶어 걱정되는 마음에 식사 시간을 제외하곤 내내 입안에 보호대를 끼우고 있어야 했다.

미백할때 쓰는 보호대 보다 조금 더 두껍게 만들었어요.이걸 사용했는데도 잇몸이 녹고 이가 부서졌습니다.


수액을 맞는 양이 점점 늘어 갈수록 화장실을 가고 싶은 횟수도 늘어고 소변으로도 배출이 다 되지 못한 액은 심한 설사가 되어 잠시도 쉴틈을 주지 않았다.(너무 많은 수액 때문에 안 먹어도 속이 울렁거려 미칠 지경인데 삼시세끼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해도 설사는 하루 온종일.

응꼬에 화상을 입은 게 아닐까 하는 강력한 확신이!)


그리고 리도카인의 부작용인 부정맥의 발생과 저혈압이 생길 것을 우려하여 함께 연결해 놓은 기계로 인해 화장실을 한 번 가는 것이 중노동이 되어가고 있었다.

가슴에 붙힌 패치와 연결된 선,두가지 기계의 전원선을 다 빼야 화장실을 갈수 있습니다.


그리고 날이 지날수록 뚫을 곳이 없어진 혈관은 팔과 손등, 손목을 지나 발등, 발목 종아리까지 내려오게 됐다.


몸이 좋아지고 있는 것인지 더 나빠지고 있는 것인지 분간할 수 없는 지경에 다다랐을 때 오후 2시만 넘어서면 가슴에 패치를 붙여 연결해 놓은 기계가 1분을 넘기지 못하고 '뺑 뺑 뺑 뺑' 울어대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조마조마했던 병원 생활에 잊지 못할 추억거리(?) Big  event가 시작 되려 하고 있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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