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함께라면 못할 것이 무엇 이관대

새벽 찬양대

by 강나루

마치 연예인이 된 것 같았다.


정말 이상하고 얼떨떨했다.

내가 세상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마음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며 나를 좋아해 주는 것 같았다.

공식적인 예배가 끝난 후에 교회의 모임이라 이름 붙은 곳에선 거의 대부분 차 한잔, 밥 한 번의 요청이 쇄도했고 동네를 걸어 다니면 모르는 사람이 나를 보며 반갑게 인사를 했다.

나도 나름대로 그 동네 토박이라 자부했었는데 얼굴도 모르는 이들이 나를 보며 반갑게 인사하고 웃음을 보내줬다. 낯을 가렸던 탓에, 또 가족이 한 동네에 함께 모여 살았던 덕분에 이웃에 대한 필요를 크게 느끼지 못하던 내가 교회를 다니고서야 비로소 아이는 한 마을이 키운다는 의미를 제대로 깨닫게 되기도 했다.




처음에 교회에 발을 들여놓았을 땐 하나님을 진실하게 믿고 앙생활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흐트러진 마음과 상처를 위로받고 싶은 생각이 훨씬 컸었다.

그래서 사람을 사귀기보단 나 자신을 치유하는데 더 집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혹자들은 교회에는 상처받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사람들과의 교제를 중심에 두다 보면 제대로 된 신앙생활을 하기도 전에 사람 간의 사이에서 더 큰 상처를 입어 교회를 떠나게 된다고 말을 하기도 했다. 또 어떤 사람들은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 일하시기 때문에 성도 간에 서로 활발하게 소통하고 교제해야만 진정한 신앙생활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회를 얼마 다녀보지 않은 나로선 어떤 말이 맞는지 판단하긴 어려웠지만 직장생활을 제법 오래 하여 사회생활을 하며 사람들을 겪어볼 만큼 겪어봤다고 생각했던 난 그다지 큰 걱정을 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돈이 영업의 주요 상품이나 마찬 가지였던 은행 생활을 오래 하면서 하루에도 수천 명을 대하며 일을 해 왔던 나는, 웬만한 점쟁이는 저리 가라 할 만큼 관상과 첫인상으로 상대의 됨됨이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지 않을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또 한편으론 사람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하면 모든 것을 내주어야 직성이 풀리는 내 성격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혹여 있을 수 있는 사고?를 막고자 함이기도 했다.

사람으로 인해 하나님을 잃고 싶은 맘은 추호도 없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한 가지 내가 생각했던 교회의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는 여러 연령대의 사람들과의 교제가 다른 어떤 곳보다 자연스럽고 편안하다는 것이었다.

내가 조금만 마음의 문을 열기만 한다면 나보다 나이가 많으신 집사님들이나 내 엄마뻘 되시는 권사님들의 여러 가지 지혜와 연륜, 그분들이 살아오신 방식에 대한 고견을 허심 탄회 하게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내게 큰 위로와 가르침이 되었다.

아무런 조건이나 편견 없이 나를 선뜻 받아준 교회라는 집단에 감사한 마음이 들어 내가 가진 모든 능력을 발휘해 빨리 적응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나를 보며 담임 목사님뿐만 아니라 교회의 모든 분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아 주다.




교회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내가 가장 먼저 했던 일은 가능한 모든 예배에 참석하는 일이었다.


교회에 다니기 전에는 솔직한 말로 주일, 그러니까 일요일에 만 교회를 다니는 거라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웬걸! 회의 공식적인 휴무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모든 요일에 예배가 있었다.

그중에 내가 가장 사랑했던 예배는 '새벽 예배'였다.

내가 교회를 다니기 시작해서 아파지고 운신이 어려워져 예배에 참석하기 힘들어지기 전 8년간 난 꾸준히 새벽이슬을 맞으며 교회를 다녔다. 더운 여름에도 캄캄한 어둠을 헤치고 교회에 나갔고, 추운 바람에 코 끝이 날아갈 것 같이 에이는 새벽에도 난 어둠을 가르며 교회를 찾았다.

그렇게 조용히 몇 달간을 새벽 예배를 다니던 중에 새벽 찬양대의 대장을 맞고 있던 집사님의 러브콜이 내게 날아왔다.

어느 주일날 본 예배를 마치고 성가대실로 내려가던 중이었다.

해사하고 귀여운 얼굴과 맑은 목소리를 가진 자그마한 체구의 집사님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집사님!! 안녕하세요. 저 김아리 집사라고 해요. 잠깐만 얘기 나누실 수 있을까요?

아... 네. 안녕하세요. 저한테 말씀하실 게 있으시다고요?

네. 제가 새벽 찬양대를 하고 있는데요. 집사님께서 지금 성가대도 열심히 하시고 제가 보니까 새벽 예배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나오시는데 저희하고 새벽 찬양 같이 해보지 않으시겠어요? 그냥 예배 다니시는 것보다 훨씬 은혜가 많으실 거예요. 집사님 하고 꼭 함께 하고 싶어요.

아... 그런데 제가 아직 정식으로 직분을 받지 않고 성가대를 하고 있는 데다 찬양이나 찬송가를 알고 있는 게 거의 없어서 어려울 것 같은데요.... 죄송합니다.

난 우선 난색을 표했다. 아직 교회를 다닌 지 1년이 되지 않아 정식으로 집사 직분을 받지 못한 데다가 노래를 잘하지 못하는 것도 너무 마음에 걸렸고 ccm이나 찬송가를 너무 모른다는 것이 민폐가 될 것이라는 게 확실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집사님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런 문제는 걱정 안 하셔도 돼요. 교회 허락이 필요하다면 그건 제가 해결할게요. 집사님만 마음먹어 주시면 되거든요. 당장 답 안 하시고 담주 예배 때 대답해 주세요. 같이 해주실 거라고 믿고 기다릴게요. 행복한 주일 보내세요.

예쁘고 귀여운 집사님은 사람 좋은 미소를 남기고 손을 흔들며 뒤돌아서 성도들 사이로 사라졌다.


일주일 동안 많은 고민을 했다.

새벽예배는 내게 큰 위안이 되는 시간이었다.

모든 예배가 특별했지만 새벽 예배는 말씀을 짧게 전달해 주시고 기도가 많은 시간이라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었던 많은 상처와 문제들을 내려놓고 얘기하고 울고 풀어놓으며 위로받는 귀하고 특별한 시간이었다.

내가 새벽 찬양을 한다면 그것을 방해받지 않을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시간을 고민했고 일주일 동안 충분히 고민한 끝에 결론을 내렸다.


그 일주일이 지난 후 예쁘고 귀여운 새벽 찬양대 대장 김아리 집사님을 다시 만났다.

그리고 얘기했다.

네! 집사님. 부족 하지만 열심히 해 볼게요.

김아리 집사님의 얼굴에 예의 그 예쁜 미소가 한껏 피어올랐다.




*찬양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그분의 자녀들이 하나님께 드리는 기쁨의 노래이고 사랑의 노래이며 감사의 고백이라고 생각합니다.

-2021.4.13 아이굿 뉴스 발췌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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