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

나는 인복이 많았던 사람

by 강나루

첫 번째 희귀 난치 질환인 베체트를 진단받았을 교회를 다니던 중이었다.

교회를 처음 나갔을 때 가지고 있던 여러 가지 병과 증상들이 안수기도로 낫는 신기한 경험을 하고, 내게 일어났던 여러 가지 긍정적인 변화들로 행복해하며 신앙생활에 푹 젖어들던 순간에 생겼던 병이었기에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내게 보여주셨던 사랑과 위안, 그리고 함께 신앙생활을 하던 교회분들이 주시는 위로와 격려, 공감이 그 실망감을 상쇄하고도 남았기에 병으로 인한 절망에 오래 빠져 있지 않을 수 있었다.

그리고 교회를 다니면서 했던 모든 활동들에 대해 free pass 같은 혜택을 주시며 내 몸을 아끼는 데 함께 협조해 주셨었다.




하지만 CRPS는 달랐다.

CRPS를 진단받은 후 내게 벌어졌던 여러 가지 충격적인 일들로 내 존재 자체에 대해 회의를 느꼈고, 내 존재자체가 큰 의미가 없어진 이후엔 나를 지키는 사람들도, 언제든 나와 함께 하실 거라는 하나님에 대한 생각도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어 버렸다.


CRPS는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을 순식간에 앗아가 버렸다.

시도 때도 없이 생기는 돌발통이 때문에 누군가와의 작은 접촉마저도 두려웠던 나는 교회를 향하던 발걸음을 일절 끓어 버리고 말았다. 처음엔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오고 연락하던 교회 분들도 시간이 지나 갈수록 점점 멀어져 가기 시작했다.

하긴, 가까이 살던 가족들도 한 번 제대로 들여다 봐주지 않고 어쩌다 전화로 안부를 물으며 시간을 흘려보낸 게 1년이 넘어가고 있을 때였다.

내가 필요했을 때는 세상에 둘도 없는 것처럼 나를 챙기며 신의 일들을 부탁하고, 의논하며 나를 이용하던 사람들이 가장 먼저 내 곁을 떠나갔다. 오히려 평소에 친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내 걱정을 더 오래 해주고 기도해 주며 내게 도움이 되고자 노력해 주었다.


그런 중에도 교회의 담임 목사님 내외분과 한때 교구 목사를 담당했던 목사님 한 분은 몇 년 동안이나 내가 돌발통을 겪는 고통스러운 시간에 밤낮과 시간, 장소를 가리지 않고 기도를 해주시며, 내가 병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고 나의 30년 지기 친구인 양언니는 물심양면으로 나를 지켜 주었다.

그리고 나와 나이가 같았던 친구인 유 집사와 김 집사는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진 나를 다시 하나님께로 이끌어 주기 위해 노력해 준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모두 뒤로하고 살던 동네를 떠나기로 마음먹었던 날, 나는 내 마음속엔 더 이상 하나님이 계시지 않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내가 기대고 있던 실낱같은 희망을 믿었던 남편과 가족들이 무참히 짓밟고 말았다.


도대체 하나님께서 내게 뭘 원하시는지 정말 알 수가 없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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