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ps 돌발통의 격통 중에 찾아온 공황장애
안녕하세요. 강나루입니다.
원래는 이 시간쯤이면 약속되어 있는 제 연재 브런치 북 [마침내 남편이 집을 나갔다]의 7번째 글인 '온 가족이 모두 신용 불량자가 됐다'를 올려야 할 시간인 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어리광과 하소연]의 매거진에 양해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밉던 곱던 30년을 함께 살았던 부부였습니다.
물론 이젠 미움과 원망이 많아져 더 이상 함께 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되어 저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정리하고 마지막을 결정하기 위해 쓰는 글입니다.
하지만 지난 과오들을 떠올리며 마음을 접는 일이 생각보다 많이 어렵습니다.
이혼을 겪는 것만큼 아프고 처절한 일은 없다고 말한 제니퍼 로페즈의 심정에 100% 공감하며 지내는 중입니다.
건강한 사람도 견디기 힘든 일을 아픈 몸으로 버티다 보니 결국엔 탈이 조금 나고 말았어요.
crps 돌발통으로 격통을 겪고 있는 도중에 심한 공황장애가 왔습니다. 공황장애의 신체적 반응이 너무 심하게 나타나는 바람에 지니와 제가 다칠 수도 있었던 순간이 있었고 결국엔 응급실로 실려가 이틀간 짧게 입원을 한 후에 퇴원한 상태입니다.
저 스스로 너무 충격을 받기도 했지만 다시 같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공포가 가시지 않습니다.
게다가 제가 기억하지 못할 뿐 이런 일이 전에도 있었다고 합니다.(제게 기억상실이 포함된 해리성 장애가 있습니다)
너무 심한 통증과 공황 상태에서도 딸을 다치게 만들 수도 있었던 무서움과 저를 진정시키려고 미동조차 없이, 심장박동 한 번 빨라지는 법 없이 제 다리를 누르며 안정시키려 애쓰던 콩이, 완벽히 훈련된 것처럼 신속하게 대처하던 딸 지니의 모습이 깊이 각인되어 오히려 제 마음을 무너지게 만들고 있어요. 게다가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던 막내 강아지 리아까지.
이 모든 기억이 슬로 모션이 걸린 장면처럼 무한 반복으로 재생되어 머릿속을 맴돕니다.
울고 싶어 미칠 것 같은데 그러면 안 되겠죠...
일단 진정이 된 상태로 퇴원을 했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컨디션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다만,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리고 죄송합니다.
1~2주 내로 컨디션 회복하고 멘털도 다시 단단히 부여잡고 제 드라마 보다 더 드라마 같은 삶의 얘기로 초대하겠습니다.
부디 기다려 주시기를 부탁드릴게요.
언제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