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쇼핑몰의 분양 shop에서 한 번 입양을 갔다가 눈물 자국이 지워지지 않고 배변을 빨리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파양 되어 농장?으로 돌아가게 된 아이를 데려오게 된 것이 우리와 리아의 첫 만남이다.
하루종일 나를 돌보고 밤이나 돼서야 자신의 방에서 쉴 수 있었던 딸이 의지가지 하고 싶은 마음에 데려오자고 해서 입양을 하게 된 것이다. 내가 아픈 이후로 콩이가 내 옆에만 붙어 있게 되자외로움과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한 지니가 간청을 했다.
엄마, 강아지 한 마리만 더 데려오면 안 될까? 콩이는 늘 엄마 옆에 만 붙어 있으려고 하고... 하루 종일 엄마 케어하고, 집안 일하고 아빠 회사일까지 돕다 보면 내 마음 하나 위로받을 곳이 없어. 달라지는 건 한 가지도 없을 거야. 생명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도 이미 콩이 통해서 알아. 내가 알아서 다 케어할게. 제발 허락해 주라...
그날 이후 샤이하고 조용하며 걱정 많은 콩이에게 예쁜 여동생이 생겼다.
사실 리아를 데려오기로 결정하며 했던 가장 큰 걱정은 콩이였다. 6년이 넘도록 외동?으로 혼자 사랑을 독차지하던 콩이에게 리아의 존재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가 관건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의 모든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전혀 예상 못했지만 비록 중성화를 했어도 당당한? 수컷인 콩이가 5개월이던 리아를 자연스레 케어했다. 대소변을 핥아주고 사료를 나눠주고 자연스럽게 리아에게 곁을 내주며 품어주었다. 마치 자기 새끼를 품는 어미 개의 모습과 같았다. 리아도 당연한 듯 콩이를 따르며 때론 어리광을 부리고 때론 훈육을 받아가며 반려견으로서의 삶을 익혀갔다. 리아의 모든 강아지 됨은 콩이로부터흘러나왔고 그렇게 리아는 콩이의 자식으로, 동생으로, 친구로 자리 잡았다.리아가 집으로 온 이후 언제나 내 안부나 기척만 살피던 콩이에게 큰 위안이 돼주고 있다.
콩이가 영리하고 똑똑해 사랑을 받는다면 리아는 말 그대로 강아지스러운 강아지여서 이쁘다. 발랄하고 활달하며 댕청하고 사랑스럽다.
리아의 모든 행동들이 웃음을 유발하지만 특히 무엇을 원할 때 하는 일명 '주세요'는 리아를 본 모든 사람들이 리아에게 빠지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리아의 '주세요'
그리고 솔직한 말로 리아가 콩이를 좀 많이 좋아한다. 콩이는 사람에게나 다른 강아지에게나 다 나이스하게 행동하는데 지 동생한테는 또 얼마나 잘해주는지! 어떨 땐 눈꼴시어 도저히 못 봐줄 것같을 때도 많다. 나도 저런 오빠 하나 있었으면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게다가 콩이는 냄새도 좋아 리아가 슬개골 탈구 수술을 했을 때 보호자 냄새가 나는 담요는 거부하고 오빠가 쓰는 이불을 가져가자 잠을 잘 정도로 둘 사이는 유난벌떡이다. 많이 눈꼴시지만 남매가 사이가 좋아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올해로 콩이가 13살, 리아가 7살이 됐다.
지금 무엇보다 바라는 건 노견인 콩이와 이제 강아지 나이로 중년으로 들어선 리아가 모두 별 탈 없이 오래 살아주기 만을 바랄 뿐이다. 콩이는 현재 투병 중에 있지만 매일 산책하며 나아지기 위해 노력 중이고 리아는 뒷다리 모두 슬개골 탈구 수술을 했지만 열심히 운동하고 산책해 지금은 건강한 상태이다.
생애 주기가 우리보다 짧아 우리 곁을 먼저 떠나가야 하는 아이들이다. 하지만 시간이 짧다 해서 사랑의 크기가 작거나 사랑의 깊이가 깊지 못하다고 말할 수 없다 절대로! 함께 하는 시간이 짧아 더 안타깝고 더 애틋하다. 그리고 그럼에도 오히려 더 맹목적인 사랑으로, 주고받는 사랑의기쁨을 진하게 알게 해 준 두 존재에게 매일매일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