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에서 생존, 고유성에서 진정성으로
수요일 밤 8시~9시 30분까지 열렸던 KAC 개더링에 참여하였는데, 그날의 주제는 ”라이프코치로 살기로 했다.“였다. 전문코치로 나아가는 길의 과정에 있는 나는, 먼저 그 길을 걸어가신 선배의 이야기가 궁금하여 참여하게 되었다. 특히, ”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내 분야의 전문코치로서 브랜딩을 해나갈 수 있을까?“, “코칭을 진행할 때 고객의 삶에 변화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가장 나에게 화두였다. 이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찾고자하는 마음으로 참여하였다.
시작부터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선배코치이신 KSC코치님의 처음이 이야기 시작이었다. 자신의 현재 심리상태(긴장감)를 땀나는 손바닥을 보여주시며, 설명해 주셨고 그 이유를 설명하며, 참여자들의 참여가 왜 절실히 필요한지 이야기 주셨다. 그 순간 줌에 참여하셨던 많은 참여자 코치님들이 ‘쑥’하고 개더링 시간으로 빨려 들어오는 느낌을 받았다. 솔직한 자신의 감정사태를 공유하며, 진솔하게 그 이유를 이야기하며 참여자들 스스로 무언가를 얻어갔으면 하는 마음이 와 닿으면서 순식간에 개더링의 몰입도를 최상으로 올려놨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인상적인 개더링이 시작되었다.
개더링은 사전에 받은 질문들과 오픈 채팅방에서 질문들을 분류하여 그 질문들에 답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무언가 사전 질문들을 소중히 다루는 마음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그런 느낌을 받았다.
첫 질문은 라이프코칭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지였다. 14년전 한 논문을 설명해 주시면서 코칭에 대한 분류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여기에서 핵심은 코칭은 대상과 주제(목적)에 따라서 분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기업에서 한 팀을 이끄는 팀장님이 자신의 삶에 대한 고민에 대해 코칭을 의뢰하였을 때, 기업에서 의뢰했기 때문에 비즈니스 코칭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한 라이프코칭인 것이다. 대상과 주제에 따른 분류 기준이 생기고 나니 조금 더 클리어하게 코칭의 종류와 분류를 알게 되었다.
코칭을 자신의 언어로 채팅창에 정리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 부분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그렇게 자신이 정의한 코칭에 따라 자신에 하고자하는 코칭의 방향성이 부여된다는 것을 설명해주신 부분이었다. 자신의 언어로 정의하였을 때, 코칭의 방향성에 나오고 그 방향성에 따라 무엇을 공부해야 할 지, 어떤 부분을 채워나가야 할 지, 어떤 활동들을 더 해나가야 할지가 잡힌다고 설명해주셨다. 즉, 이렇게 자신이 원하는 방향성을 채우는 과정에서 자신의 일에 대한 확신이 들고, 어떤 일들을 해 나가야 할 지 정리가 되는 것임을 설명해 주셨다. 이 지점에서 내가 하고자하는 코칭에 방향성에 대한 질문을 다시금 하게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위의 질문에 답변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나에게 필요한 코칭 프로그램을 만들어라.“ 라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두 가지로 나누어서 생각해볼 수 있었는데, 코치로서의 방향성에서 필요한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내가 지금할 수 있는 것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핵심은 코치로서의 방향성에서 필요한 프로그램은 전문성을 인정받기까지 약 3년정도에 시간이 걸릴 것이란 이야기였다. 그렇지만 계속 해 나가야함을 이야기 주셨고, 내가 지금할 수 있는 것을 꾸준히 해 나가야함을 강조해서 이야기 해주셨다.
코치님은 대학시절 자신이 할 수 있는 워크샵을 열어 10년을 진행했고, 그 일을 계기로 책을 내고, 다이어리를 상품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걸 소개해 주셨다. 재능, 경험, 기회를 주기 위해서 자신이 지금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시도해 봄으로써 자신에게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경험을 허용해줘야 함을 힘주어 이야기해 주었다. 그 시도에서 실패로 인해 한계를 인식하고 개선점을 찾고, 가능성을 찾아 더 발전해 나가는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의 것을 만들어가는 단초가 될 수 있음을 이야기 나눴다. 그 사례를 14년간의 과정에서 스스로가 느낀 감정과 경험, 스토리를 통해 우리에게 이야기 해주었다. 대학시절 그 열정과 에너지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느낌이었다.
이 질문에 현답이 날아왔다. 고객이 직접 그리는 그림, 고객의 글을 많이 쓴다는 표현이었다. 여기서 ‘아’하고 뒤통수를 맞은 느낌은 ”고객이 스스로 그림, 글로 스스로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면, 그것만큼 변화를 실질적으로 느낄 수 있는 도구는 없겠다.“라는 생각이 스쳤기 때문이다. 더 좋은 도구를 위한 방법을 계속 찾겠지만, 결국은 고객이 그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표현물, 결과물에 대해서 지속적인 감각을 유지하는게 중요함을 느꼈다. 또 하나 그렇게 스스로 그림을 그려보는 행위가 심리학에서 이야기 하는 ‘표현예술기법’으로 정리되어 있음도 함께 알 수 있었다.
가장 와닿았던 문장이다. 14년간의 전문코치로의 과정을 코치로서가 아닌 1인기업가 창업가로서 업을 대해야 함을 명확하게 이야기하였다. 호수의 떠있기 위한 백조의 바쁜 다리처럼 전문코치가 되기 위해서는 1인기업가, 창업가로서 다양한 분야에 부딪치며 생존해 나가야하는 그 과정이 있음을 솔직, 담백하게 와 닿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 이야기들이 가치있게 들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코치를 하고 싶다면 하시라.“라는 이야기가 참 따뜻하고 가치있고, 품격있게 느껴졌다. 내가 전문코치로 무엇을 꿈꿨는지 다시금 점검하는 과정이 되었다.
처음의 질문이 바뀌었다. 전문코치로의 브랜딩을 어떻게 해 나가야하는지에서 1인기업가 혹은 창업가로서 브랜딩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하는지로 바뀌었다. 이번 얼마전 한강 작가의 책을 동네책방에서 산 경험과 이번 KAC 개더링 때문이다. ”브랜딩을 어떻게 해 나가야할까?“이 고민으로 요즘 보내고 있었는데, 한강 작가의 책을 독립서점에서 혹시 살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도앱에 검색을 했고, 그 중 독립서점을 찾게 되었고, 그 독립서점에 인스타를 들어가게 되었다. 그 인스타에 한강 작가의 책을 3주에 한번정도 만나, 이야기 나누는 모임을 만든다는 걸 보게 되었고, 그 모임에 참여하면서 책을 사게 되었다. 문득 이 과정이 브랜딩이 되어 무언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게되는 과정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사게된 과정을 뒤돌아보니, 인스타에 남겨져 있던 독립서점 주인장이 지금까지 해 왔던 활동들과 그 과정에서 느껴진 바를 글로 쓴 그 게시물에서 여기서 사야하겠다. 라고 설득이 되었던 것이다. 이게 본질적인 브랜딩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해나가는 과정에서 가치있다고 느끼는 무언가를 사진, 글 등으로 꾸준히 흔적을 남기는 것 말이다. 이번 개더링에서 자신만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에 흔적을 남겨라라고 이야기 주셨던 것과도 오버랩되었다.
전문코치로서만의 브랜딩이 아니라, 전문코치로 나아가기 위한 그 과정을 1인기업가의 관점에서 브랜딩해 나가는 것이 중요함을 느꼈다. 코칭을 통해 느낀 가치를 하나하나 흔적을 남기고, 그 흔적이 쌓여 누군가에게 그 가치가 전달되는 순간, 브랜딩이 되는 것이며, 그 가치가 전달된 이후 고객들과 연결될 가능성이 생기고, 그것이 어느정도 이상의 사람들에게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순간이 오면 브랜딩이 되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코칭이라는 분야에 "자신을 이끌고가는 1인기업에 대표로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를 쌓아나가야만, 브랜딩이 가능하고, 자신만의 헤리티지가 생기겠구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렇게, 이번 KAC 개더링은 나의 질문을 단어와 방향을 재점검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코치로서의 질문만 바뀐 것이 아니었다. 노마드로 살아가기 위해서도 질문이 바뀌어야 함을 느꼈다. 가치 있는 일들을 꾸준히 모아서 그것이 쌓여지고, 그것들이 누군가에게 실마리가 되고, 솔루션이 되어야만 노마드 라이프스타일이 완성될 수 있음을 느꼈다. 즉, 내가 가진 시행착오를 넘어서 누군가가 시도해 보기 위한 질문들에 충분히 답하고, 일종의 솔루션으로 해답과 글이 계속 쌓여져 나가야 한다는 걸 느꼈다. 이것이 고유성이 진정성과 만나고, 의문점이 느낌표로 변화고, 실험이 생존으로 변화하는 그 과정임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