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함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구조, 그 안에서 해법 찾기
나는 2년을 다닌 회사의 경영상 이유로 ‘희망퇴직’형식을 빌린 권고사직을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정글에 던져진 느낌이었다. 실업급여는 실업 후 5개월동안 나왔고, 급여에 50%도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 때 불안감은 굉장히 컸다. 이직을 준비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지만, 이직을 한다고 해도 내가 느끼는 불안감의 본질적인 원인은 해소되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을 그만두게 되는 선택의 주도권이 누구에게 있는가가 본질적인 문제다.’ 라고 생각했다. 그 당시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일의 있어서 주도권이 나에게 없는 것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라는 질문을 해소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 불안감을 해결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좀 더 나아가 ’먹고사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것’ 이라는 것을 알았다. ‘희망퇴직‘이라는 내 예측에서 벗어난 이벤트를 내가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계기로 삼고 싶어졌다. 그래서 그 불안감의 좀 더 근원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살펴보기 위해 이전에 읽었던 자료들을 좀 더 주의깊게 살펴보게 되었다.
‘불안함’이란 2차 분배과정, 곧 재분배(복지)의 문제다. 과거 고성장 단계에서는 성장 자체가 복지문제를 은폐-완화했다. 국민의 생활수준이 전반적으로 급격하게 향상되어갔으므로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불안감을 압도했던 셈이다. 그러나 고성장단계가 끝나고 중성장-저성장 단계로 접어드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에 걸맞은 사회안전망의 미비가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핵가족화에 따라 가족복지가 해체되면서 그를 대신할 사회복지의 미비에 따른 노인층의 불안이 특히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자식 뒷바라지 탓에 저축한 재산은 변변찮은 반면에 연금제도는 아직 불충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2010년말 한국노인의 빈곤율(중위소득의 절반 이하)은 47%로 OECE 평균인 17%의 3배에 육박하고, 한국 전체 인구 빈곤율인 14%의 3배를 초과한다. 독거노인의 경우는 더욱 심각해 빈곤율이 77%에 이른다. 때문에 노인 자살률이 젊은이의 3배가 넘고, OECE 평균의 5배에 이르고, 20년 전에 비해 5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우리 사회가 가진 경제적인 불안함에 대한 김기원 교수의 설명이다.
‘불안함’은 앞의 글 억울함 파트에서 이야기한 1차분배과정에서 분배되지 않은 것들을 정부가 역할을 하여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일종의 2차 분배과정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이러한 2차 분배과정이 약하다보니 사회적 안전망이 적고, 기업에 속해 있지 않다면 마치 성 밖에 정글에 사는 것처럼 버린다. 20~50대 실직을 하게 된다면, 잠시동안 실업급여 이외에는 안전망이 사실상 전무하다. 그리고 회사조직에 속해 있지 않다면, 육아휴직이나 다른 사회적 혜택이 있어도 받을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고용에 대한 불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계속 불안해 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사회적 안전망 즉, 2차 분배과정에서 자신의 노후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일하면서도 계속 불안함을 가지고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고용과 불안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계속 느끼게 된다. 이렇게 제도가 미비되어 있고, 한국의 고용안정성도 높지 않은 상황이다. 내가 속했던 IT계열의 경우 2년에 한 번은 이직을 하게되는 상황이고, 그 상황에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고 평가받는 과정을 지속해야 한다. 만약 그것에 실패한다면, 조직에 속해 있어 받았던 혜택은 전혀 없어진다. 근무하는 동안에도 입증하고 평가받아야 하며 이직을 해야한다는 압박감이 계속해서 쌓여있었다. 일종의 조직이라는 성에서 내가 튕겨져 나가, 야생동물이 드글드글한 정글로 가면 어떻게하지 라는 생각한다. 그렇게 일하는 동안에도 불안함을 계속되었다.
국가의 복지제도로는 이러한 개인적인 불안함을 잠재워줄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시간이 걸린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그걸 위해 노력하고, 정책도 만들고, 입법도 하며 변화시키려고 한다. 그렇지만 그게 피부에 닿을 때까지 개인이 느끼기란 쉽지 않다. 그 일에 온전히 투신하지 못하는 나이지만, 그렇게 사회와 제도, 법을 바꾸어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노력하는 분들의 헌신에는 존경과 박수를 항상 보낸다. 그리고 작게나마 힘을 보탠다. 이렇게 힘을 보태는 것에 대해, 내 삶을 내 스스로 설계하고 만들어가는게 필요하다는 생각도 함께한다.
그렇다면, 내가 조직에 속해있는 혜택보다 미래에 좀 더 많은 혜택을 스스로 만들 수 있어야 이 근본적인 불안감을 해소될 것으로 보았다. 새로운 방식의 삶으로 디자인해보려 노력했다. 결국 핵심은 삶의 주도권이 나에게 있는지 없는지가 구조적인 불안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조직에 속하지 않으면서도 꾸준하게 나의 전문성을 높여나가며 일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 것을 우선적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그것이 조직에 있을 때처럼 현업하거나 함께할 동료가 없으니, 그런 동료들을 만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스스로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 후 그 과정들이 온전히 쌓일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하였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코칭이라는 분야와 동료 코치, 멘토코치 그리고 그것들을 쌓을 수 있는 콘텐츠와 블로그 플랫폼이었다. 어느 조직 안에 구성원으로 쓰임을 받기보단, 내가 원하는 일에 대해서 누군가가 제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로 생각한 것이다. 내가 어필하여 어느조직에 채용이나 영입을 받기보다는 다른 주체가 나의 플랫폼에 들어와 자신들과 함께하고자하는 일을 제안하거나 계약을 요청하는 형태로 바꾸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조직 안에 고용되면서 불안감을 느끼기 보단 고용이 아닌 제안과 계약을 역으로 요청받을 수 있는 구조를 시도하는데 의미가 있다. 이렇게 제안 받기까지 쌓아나가야 하는 시간이 꽤나 길지만, 하나씩 쌓여가는 느낌이 들면서 불안함과 동행할 수 있는 힘이 차곡차곡 쌓여나가고 있다.
전문성을 쌓아나가고, 전문가들과 네트워킹을 높여나가지만, 여전히 조직에 속해있지 않기 때문에 구조적인 불안함은 여전히 존재한다. 고단함과 억울함이란 키워드로 쓴 앞의 두 글에서와 같이 투자를 통해 이 불안함을 해결할 방법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 고단함을 줄여줄 수 있는 현금흐름을 만드는 투자, 사회적 가치에 비해 적은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는 억울함을 위한 나만의 성을 만드는 투자를 통해 해결해 나가면서, 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불안함을 줄이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간다. 여기에 업 자체의 전문성이 쌓이면서, 극대화하는 방법인 것이다. 그 기간은 3년이상 걸리것으로 예상하지만, 그 과정이 꾸준히 쌓이면 불안감은 다른 형태로 해소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