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카페라떼 한 잔 하시죠

에티오피아 사람들도 우유 베이스의 커피 음료를 마실까? 답은, 그러하다.

​가정집에서 흔하지는 않은데 신선한 우유를 데워 제베나(검은색 토기 주전자)에서 막 추출한 커피와 섞어주면 아래와 같은 에티오피아 버전의 카페라떼가 탄생한다. 우유 농도, 커피 농도는 당연히 마음대로 조정이 가능하고 제베나 커피 맛이 좋은 집은 우유를 섞은 카페라떼도 당연히 맛있다.

사진의 커피잔을 ‘스니 sini’라고 부르는데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를 마실 때 일상으로 사용하고 커피 세리머니에도 항상 등장한다. ‘스니’는 아랍어로 차이나, 도자기를 의미한다. 옆 나라 에리트레아에서는 스니를 ‘핀잘 finjal’ 이라고 하는데 아랍어로 역시 잔을 의미한다

​에티오피아의 일반 커피숍에서 우유 베이스의 가장 인기 있는 커피 메뉴는 1온스 샷잔에 서비스되는 ‘마끼아또(Macchiato)’일 것이다. 마끼아또는 이탈리아어로 ‘표시한(marked)’ 또는 ‘낙서’를 뜻하는데 우유로 살짝 표시한 커피라고 할 수 있다. 마끼아또는 양이 감질나지만 저렴하고 머신으로 추출이 가능한 커피숍이라면 아무 곳이나 들어가 마실 수 있다. 잔에 미리 설탕을 담아 마끼아또를 낼 수 있으니 단맛이 싫으면 미리 설탕을 빼 달라고 주문해야 한다. 마끼아또 맛은 천차만별이다. 사람 사는 곳이니 다 똑같다. 여담인데 에티오피아에서는 백인과의 연애 혹은 결혼 관계를 마끼아또라고 은유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우유가 들어간 커피 음료로 마끼아또 말고 카페라떼, 카푸치노 메뉴도 인기가 있는데 한국에서 마시던 음료를 상상하고 주문하면 실망한다. 큰 규모의 카페가 아닌 이상 기계를 써서 만드는 커피 음료는 주문이 안될 때가 많다. 이유는, 바리스타가 오늘 쉬기 때문에, 기계가 고장 나서, 전기가 나가서, 우유가 떨어져서 등등이기 쉽다.